우크라, 휴전 선언 수용은 미지수...시간벌기 속임수로 일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정오부터 7일까지 36시간 휴전을 명령했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자국 군인들에게 6일 정오부터 7일 자정까지 전투를 잠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정교회 성탄절을 위해 이같이 명령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앞서 측근인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의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키릴 총대주교는 "전쟁 당사국이 6일 정오부터 7일 자정까지 휴전하고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성탄 전날과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던 인물로 알려졌으며,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지난해 5월 그의 전쟁 지지에 반발해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푸틴은 "총대주교의 요청을 고려해 국방장관에 휴전을 지시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측도 크리스마스 이브와 성탄절 당일에 신자들이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교회는 개신교와 가톨릭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역시 그동안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해왔으나 지난해 11월부터 성탄절을 12월 25일로 옮겨 기념하는 것을 허용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의 일방적 일시 휴전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철수하는 것을 임시 휴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이날 휴전 선언에 대해 "전쟁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전장을 중단하려는 의도"라면서 "크리스마스를 이용해 돈바스에 있는 우리 장병들의 공격을 잠시라도 중단시켜 군용 차량과 탄약, 병력을 우리 진영에 더 가깝게 재배치하려고 한다. 결국, 더 많은 사상자만 나오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각각 전화를 걸었고, 이날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키릴 총대주교의 제안대로 러시아가 휴전을 선언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