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화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외국인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이틀간 외국인 입국자의 양성률을 고려할 때, 이미 상당수 중국발 외국인 확진자가 국내에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일 중국발 입국자 1137명 중 단기체류 외국인 281명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73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양성률은 26.0%다. 2일 이후 누적 입국자 2189명 중 단기체류 외국인은 590명이다. 이 중 양성자 수는 총 136명, 양성률은 22.7%로 집계됐다. 입국자 4~5명 중 1명은 확진자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 중국발 외국인 관리에도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전날 질병청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에서 일부 입국자 정보가 누락돼 내국인 입국자와 장기체류 외국인 입국자, 항만 입국자 관리에 일시적으로 구멍이 생겼다. 또 공항 검역 대상인 단기체류 외국인 중 1명이 확진자로 판정된 뒤 격리를 거부하고 도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주영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의료지원팀장은 이날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40대 중국인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돼 인천 소재 A호텔로 방역버스를 통해서 이동하던 중 무단 이탈했다”며 “현재 신병을 확보하려고 추적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단기체류 외국인을 제외한 전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현황 파악도 늦어지고 있다. 공항으로 입국한 단기체류 외국인에 대해선 당일 현장에서 검사가 진행되나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 항만 입국자에 대해선 거처 이동 후 해당지역 보건소에서 검사가 진행된다. 입국일과 검사일 간 시차가 있고, 검사 결과도 즉시 보고되지 않는다. 거처 이탈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유행은 다시 정체기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4주차(25~31일) 일평균 확진자는 6만5525명으로 전주보다 2.6% 줄었다. 감염재생산지수(Rt)는 1.00으로 11주째 1 이상을 유지 중이다. 특히 확진자 누적으로 일평균 재원 중 위중·중증환자는 580명으로 전주보다 9.8%, 사망자는 59명으로 5.4% 각각 증가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조치와 무관하게 향후 방역 상황은 불확실성이 크다. 지난해 12월 3주차(18~24일) 재감염 추정사례 비율은 17.90%로 전주보다 0.79%포인트(p) 올랐다. 면역 감소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의 영향이다.
여기에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BN.1 점유율이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BN.1은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BA.2.75(오미크론 하위변위)의 하위계통이다. 방대본이 인용한 영국 보건청 자료에 따르면, BN.1의 검출 속도는 중국에서 유행 중인 BA.5.2(오미크론 하위변위)보다 44.5% 증가하고, 중화능은 BA.4·5보다 2.7배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