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화가 가득합니다. 곳곳에서 다들 썽이 나 있는데요. JTBC 화제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최종회가 방영된 직후 상황이죠.
‘재벌집 막내아들’ 본방 사수를 철칙으로 하며, 다른 이들에게 꼭 보라며 영업까지 나섰던 ‘과몰입러’들의 격한 반응이 쏟아졌는데요.
시청률 25%를 기록하며 모든 이의 관심을 끌어당겼던 ‘재벌집 막내아들’의 최종화. 25일 방영된 만큼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원치 않는 선물’을 강제로 주고 떠났습니다.
무엇이 이렇게 이들을 분노케 했을까요.
‘재벌집 막내아들’ 마지막 화에서는 진도준(송중기 분)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후 윤현우(송중기 분)가 현실로 돌아왔는데요. 이후 윤현우와 서민영(신현빈 분), 오세현(박혁권 분)의 합작을 통해 진도준 사망사고의 진실을 파헤쳤죠. 이후 진영기(윤제문 분)가 사건의 배후이면서, 윤현우 또한 진도준 사망 사건의 공범이었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고, 순양의 일가족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순양그룹을 손에 넣겠다는 진도준의 목표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순양 오너가가 결국 경영권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윤현우는 유유히 벤츠를 타고 ‘참회’라는 문구를 새기며 마무리됐습니다.
산경 작가의 ‘재벌집 막내아들’ 원작 소설에서는 진도준이 끝내 목표했던 순양그룹을 손에 넣게 되며 끝이 나는데요. 하지만 드라마는 진도준으로 회귀했던 주인공을 첫 방송의 현실로 돌려놨죠.
미래를 이미 알고 있는 진도준의 ‘순양그룹 사기 프로젝트’ 빌드업 과정에 환호했던 시청자들은 뜬금없는 윤현우의 부활(?)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기껏 애지중지 키워놨는데 다 뺏기고 딴 놈이 ‘참회’하며 시원하게 몰고 가는 벤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화가 치민 건데요.
특히 진양철(이성민 분)과 진도준의 할아버지-손자케미에 눈물을 흘리며, 관계성에 환호했던 팬들은 갑작스러운 손자 증발(?)에 “우리 양철 할아버지 죽어서도 대못 박히셨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죠.
‘신과 함께’ 쌍천만영화의 원작자 주호민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주호민은 마지막화가 끝난 뒤 먼저 사죄의 말씀을 올렸는데요. ‘재벌집 막내아들’을 꿀잼 드라마로 소개한 것에 죄송함을 표했죠. 주호민은 “화가 나는 이유는 중반까지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급)였기 때문이다”며 쏟은 애정만큼의 깊은 배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주호민은 덤프트럭 사고를 두 번이나 기획한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결국 꿈’으로 마무리되는 건 작가들 사이에서도 스토리가 막혔을 때 농담으로나 언급하는 것인데 이것을 마주하게 되리라고 상상치 못했다고 했죠.
이에 시청자들 또한 공감하며 “이건 ‘파리의 연인’급 결말이다”, “양철이 형이 흘린 건 오줌이 아니라 눈물이었네”, “온갖 비리 일으키는 재벌보다 작가가 더 나빠” 등의 격앙된 반응으로 화답했습니다.
올해 시청자들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던 일명 ‘용두사미’ 드라마는 더 있는데요. MBC 드라마 ‘빅마우스’,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SBS ‘천원짜리 변호사’ 등입니다.
MBC ‘빅마우스는’ 고구마와 사이다 그 어딘가에 멈춰버린 개운치 않은 결말을 안겨줬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요. 악역들이 죗값을 치른 것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는 급한 결말과 여기저기 뿌려놨던 떡밥들을 어느 하나 회수하지 못했죠. 결국 ‘열린 결말’이라는 포용성으로 마무리되며 팬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실컷 사랑했던 두 주인공이 결국 헤어졌다는 스토리로 끝났죠. 심지어 모든 조연 커플들은 끝까지 연인관계를 이어갔지만, 주연 커플만 헤어졌는데요. 마지막까지 절절한 응원과 고마움을 표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끌고 갔지만, “응~ 우린 끝”이란 결말이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겐 배려 없는 충격이었죠.
SBS ‘천원짜리 변호사’는 약간은 다른데요. 스토리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그냥 일찍' 끝나버렸습니다. 초반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잦은 결방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는데요. 갑자기 12화에서 엄청난 전개로 마무리되며 끝이 나 버렸죠. 원래 14부작으로 기획됐기에 팬들은 제작사 내부의 문제가 아니냐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들 모두 시청률에선 모두 선방했는데요. 위 언급된 드라마 모두 2022 드라마 시청률 TOP 10’안에 랭크됐고요. 시청률 또한 각 방송사의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어떤 방면이든 ‘화제’가 된 이들 드라마 출연진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가 둘째 아들 진동기 역할의 배우 조한철은 인터뷰를 통해 “엔딩에 대한 건 작가님의 생각을 존중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엔딩은 작가님이 하고 싶은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으면 그걸로 그만인 것 같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이번 엔딩이 정말 괜찮은 것 같다”라고 답하기도 했죠.
진양철의 아내인 이필옥 역의 배우 김현도 “작가님을 존중한다”라는 반응이었는데요. 그러면서 “해피엔딩이라면 시원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작가님은 다르게 가고 싶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죠.
넘치는 사랑만큼이나 쏟아졌던 비난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덮였는데요. 바로 주연배우 송중기의 열애설이었죠. 송중기의 열애 인정도 놀라운데 상대가 외국 여성, 거기다 배우 경력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뜨거워졌습니다. 애정이 배신감으로 돌아온 이 현실을 메꾼 주인공의 살신성인(?)에 감사해야 할 지경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