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M&A)으로 인한 경쟁 제한 우려 시 기업이 스스로 시정조치를 마련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M&A 신고 면제 대상도 확대해 심사 건수를 대폭 줄인다.
공정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업결합 신고·심사 법제 개편방안'을 29일 발표했다.
그간 국내 기업결합 법제가 40여년 전 제도 도입 당시의 틀을 유지하고 있어 주요 M&A 심사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글로벌 기준과도 맞지 않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공정위는 최근 6개월간 전문가 TF 및 외부 연구, 논의를 진행해 법제 개편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공정위는 기업의 자율성을 활용해 유효‧적절한 경쟁제한성 해소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자진시정방안 제출 제도를 도입한다.
현재는 공정위가 경쟁 제한성 해소를 위한 시정조치를 설계해 부과하고 있는 데 앞으로는 기업 스스로 시정방안 제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에서는 기업이 자진 시정방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정위는 기업이 제출한 시정방안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이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M&A를 승인할 계획이다. 만약 기업이 자진 시정 방안을 제출하지 않거나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면 기존대로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부과한다.
이와 함께 기업결합 신고 면제 대상에 계열회사 간 M&A(피인수 회사 지분 50% 이상을 직접 보유한 경우), 사모펀드(PEF) 설립을 포함하기로 했다. 새롭게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임원 총수의 3분의 1 미만을 겸임하는 경우(대표이사 제외)도 독자적인 M&A로 보기 어려운 만큼 신고 의무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들 유형이 신고 면제 대상이 되면 작년 기준 약 40% 정도 신고 건수가 줄어 중요 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속한 심사 처리를 위해 전원회의 대신 소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현행대로 기본 30일, 연장 90일 등 총 120일로 유지하되, 기간을 연장할 경우 경쟁제한 우려 등 연장 사유를 기업에 공식적으로 통지해 자진시정 방안 마련 등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해당 내용들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초 입법예고하고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