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가 시설 개선을 조건으로 환경오염시설 허가를 받았다. 정부는 3년 이내에 시설개선 등이 끝날 수 있도록 분야별로 엄격한 허가조건을 부여하고 허가사항에 대한 사후관리와 정보공개를 강화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영풍 석포제련소에 대한 환경오염시설 허가를 결정한 검토 과서를 해당 사업자와 대구지방환경청 및 경상북도, 봉화군에 통보한다고 27일 밝혔다.
환경오염시설허가제도란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19개 업종 내 대기·수질 1·2종 사업장을 대상으로 오염 배출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통해 허가 배출기준을 설정하고, 최적가용기법을 업종별 공정특성과 사업장 여건에 맞게 적용하는 것으로 2017년 도입됐다.
환경오염시설허가제를 적용받은 사업장은 10여 종의 배출시설 인허가를 업종별 유예 기한 내에 환경부로부터 환경오염시설 허가를 새롭게 받아야 한다. 현재까지 680여 개 사업장이 이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1970년부터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에서 아연 제련공정(비철금속업종)과 황산 제조공정(무기화학업종)을 운영해 온 사업장이며, ‘환경오염시설법’에 따라 올해 말까지 환경오염시설 허가를 새로 받아야 한다.
2014년부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언론 등을 중심으로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석포제련소에서 흘러나온 카드뮴, 납 등 중금속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주민 건강 피해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된 바 있다.
2015년 이후 환경부는 시민사회와 함께 대기, 수질, 토양, 지하수 등 분야별로 15건의 환경조사를 진행했으며, 최근 10년간 대구지방환경청, 지자체 등이 55회에 걸쳐 점검한 결과 총 76건의 환경법령 위반사항이 적발돼 25건의 고발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환경부는 이 제련소가 올해 11월 1일 통합환경관리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환경오염시설법’에서 정하는 허가기준의 달성 여부를 검토해 환경오염시설 허가에 필요한 배출기준과 허가 조건을 최대 3년 이내에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허가를 결정했다.
조건은 주요 배출구별 9개 오염물질은 배출영향분석 결과를 반영해 현 ‘대기환경보전법’ 상 배출허용기준 대비 최대 2배를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납과 포름알데히드는 1.4배 강화하고 질소산화물·황산화물·비소·니켈·카드뮴·벤젠·이황화탄소는 2개 강화해야 한다.
실시간 감시가 가능한 굴뚝자동측정기기(TMS)를 추가 설치하고 2배 강화된 배출기준을 달성토록 3년 내 방지시설을 보강한다.
또 아연분말의 취급과정에서 흩날림(비산배출)이 없도록 운반·보관 및 싣고 내리는 전 과정에서 밀폐화 등 조치를 시행한다. 중금속을 함유한 공정액(황산용액)이 반응기나 침전조 하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노후 반응기를 단계적으로 교체하는 등 차단 조치를 시행하며 정비과정에서 누출되는 경우 별도로 집수 처리한다.
아연부산물회수공정과 폐수재이용시설에 대해서는 대기로 질소산화물 및 황산화물 누출이 최소화되도록 최신 방지시설 등을 보강하고, 폐수 하천 방류 원천 차단 및 폐기물 적정 관리를 위한 추가대책을 마련한다.
특히 오랜 기간 동안 토양·지하수를 지속 오염시켜온 부지 상부의 제련잔재물(약 50만 톤)은 3년 이내에 전량 반출·위탁 처리한다
안동호 어류에서 검출된 수은에 대해서는, 수은 제거시설 가동 시 수은 함유 폐수와 수은 함유 폐기물 누출이 없도록 시설 운전기준을 설정하고, 밀폐된 용기에 별도 보관 후 적정 처리한다.
환경부는 허가 검토 결과서 통보 이후 석포제련소가 실질적인 환경개선을 달성할 수 있도록 각각의 허가사항에 대한 사후관리와 정보공개도 강화할 계획이다.
금한승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환경법이 채 정립되기도 전인 1970년부터 가동한 제련소에서 발생한 오염물질로 주민이 오랜 기간 큰 통을 받아온 만큼, 향후 석포제련소 환경관리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허가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