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움직임에 대통령실까지 나서 해명…불안 더 키워
우여곡절 끝에 예정대로 유예…크립토윈터 불행 중 다행
금투세도 2년 유예…거래세율 2025년 0.15%까지 점차↓
근로소득세 최저 6% 적용 확대…월세 세액공제 최대 17%
23일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윤석열 정부가 일찌감치 예고했던 것임에도 여야의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둘러싼 갈등이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이어져왔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행일을 종전의 내년 1월 1일에서 2025년 1월 1일로 미뤘다. 이번 개정 전에는 내년부터 기본 공제금액 250만 원을 넘는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대해 20% 세율이 부과될 예정이었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는 대선 때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약속한 바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2년 유예를 공식화했는데, 소득세법 개정이 일찌감치 이뤄지지 않고 예산 협상이 지난해지면서 자칫 개정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올라왔다.
이런 불안은 지난달 국세청이 가상자산 거래소 등에 과세 시스템 구축 요청을 하면서 더욱 커졌다. 기획재정부가 소득세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이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는 협조 요청이라 설명하고 용산 대통령실도 나서 본지를 통해 해명했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개정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드러나서다.(관련기사 : 내년부터 가상자산 과세?…정부 “오해다”)
그러다 결국 정부가 약속한 대로 과세 2년 유예가 확정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되는 ‘크립토 윈터’를 겪고 있는 코인 투자자들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이날 통과된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또한 5000만 원이 넘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소득에 대한 과세(금투세) 시행일을 내년 1월 1일에서 2025년 1월 1일로 늦추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예기간 동안 주식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은 현행 10억 원으로 두고 증권거래세율은 현 0.23%를 내년 0.2%, 2024년 0.18%, 2025년 0.15%로 점차 낮춘다.
근로소득세의 경우 최저세율 6% 적용 과세표준 구간을 현행 연 소득 1200만 원 이하에서 1400만 원 이하로 확대한다.
월세 세액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현 12%에서 17%로, 총급여 5500만~7000만 원 이하는 현 10%에서 15%로 각기 상향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