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좌충우돌’ 머스크 리스크에 한 주간 16% 하락...팬데믹 이후 최악

입력 2022-12-1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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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인수 후 온갖 입방아 오르면서 오너리스크 심화
테슬라, 4분기 주가 하락폭 43%…시총 5000억 달러 붕괴
머스크, 세계 최고 부자 지위 잃기도
NYT·WP 기자 트위터 계정 중지했다가 복구하는 소동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7월 13일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윌밍턴(미국)/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7월 13일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윌밍턴(미국)/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좌충우돌’ 행보에 테슬라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온갖 입방아에 오르며 ‘오너 리스크’를 부각했다. 또 트위터 운영을 위해 테슬라 지분마저 팔아 치우면서 투자자들은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최근 5거래일 동안 16%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뉴욕증시 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하락 폭이 3% 미만이었던 것과 대조됐다.

4분기 전체로 넓히면 테슬라 주가 하락 폭은 43%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5000억 달러(약 655조 원)가 붕괴했고 머스크 CEO 역시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서 밀려났다.

테슬라 주가가 흔들린 건 머스크 CEO가 10월 말 트위터를 인수한 후부터다. 트위터 정책을 놓고 보인 그의 잦은 입장 번복과 과도한 대량해고 속에 트위터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했다. 그만큼 트위터 실적 부진이라는 불똥이 테슬라로 튈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됐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 당시 자금을 대기 위해 테슬라 지분 일부를 매각했던 터라 투자자들은 추가 매각을 우려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주에도 사흘에 걸쳐 테슬라 주식 36억 달러어치를 팔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각 자금은 트위터 인수로 발생한 부채를 재융자하는데 활용됐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측했다.

머스크 CEO의 좌충우돌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엔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던 그간의 입장과 달리 정작 자신의 전용기를 추적하는 계정은 중지시키고, 직원 수천 명을 쫓아내면서도 자신의 사촌 2명은 채용하는 등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는다.

지난주엔 뉴욕타임스(NYT)나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유력 매체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일방적으로 정지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후 유엔과 유럽연합(EU) 등이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난하자 그는 뒤늦게 계정들을 다시 복구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머스크 CEO가 자신의 잘못을 결국 인정했지만, 전문가들은 테슬라 주가가 오너리스크에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펀우드인베스트먼트의 캐서린 패디스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테슬라 주가는 지금보다 더 내려가기만 할 것”이라며 “머스크 CEO는 트위터 사업과 모든 부정적인 뉴스로 인해 자신의 명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몇 년 뒤를 기대하며 혈기왕성한 성장주를 보유하고 있을 땐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며 “일단 신뢰가 깨지면 투자자들의 지지는 사라지고 주가는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너리스크와 함께 내년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 커지는 점도 불안 요소다. 인플레이션 부담과 계속 오르는 대출금리는 전기자동차와 같은 고가품 수요를 약화할 수 있다. 머스크 CEO가 테슬라를 부진의 늪에서 꺼낼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스피어인베스트의 이바나 델레브스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23년은 수요 둔화와 공급 급증이 맞물리면서 힘든 해가 될 것”이라며 “테슬라는 더는 ‘틈새시장 공략 기업’이 아닌 만큼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과 마찬가지로 수급 문제의 악순환을 겪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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