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FCP를 비롯한 행동주의 펀드들이 적극적인 주주 행동에 나서고 있다. 안다자산운용도 KT&G 측에 비슷한 내용의 주주 제안을 했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8만 원 안팎에 머물렀던 KT&G 주가는 10만 원 가까이 가며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편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기업 사냥’의 악몽이 떠올라서다.
2006년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칸 연합은 KT&G 지분 6.59%를 취득하고 경영권 전쟁에 돌입했다. 아이칸 측은 인삼공사 매각과 주주 환원 강화 등을 요구했고, KT&G는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포함한 중장기 경영 계획을 내며 경영권을 지켰다.
그러는 동안 KT&G 주가는 4만 원대에서 6만 원대로 뛰어올랐고, 아이칸은 약 1년 만에 KT&G 지분을 정리하며 1500억 원대의 차익을 챙긴 뒤 떠났다.
민영화 이후 KT&G 지분은 국민연금공단, 외국계 투자자, 중소기업은행 등이 나눠 갖고 있어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린다. FCP가 1% 미만의 지분을 가지고도 적극적인 주주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KT&G의 배당 정책을 살펴보면 1999년 배당을 시작한 이후 매해 배당을 실시했고,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 배당 성향은 59%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KT&G는 이사회 역량 측정 지표(BSM)를 통해 이사회 구성원들의 전문성, 다양성을 공개했다. 업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데 독립성 문제를 제기하는 건 다소 과하다”고 꼬집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이 과거와 달리 경영진을 존중하는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만큼 주주 가치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