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꿈의 에너지’ 핵융합 돌파구 마련...‘순에너지’ 생성

입력 2022-12-12 15:41 수정 2022-12-1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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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메가줄(MJ) 에너지 투입해 2.5MJ 생성
미 에너지부, 13일 공식 발표 예정
핵융합 발전, 깨끗하고 안전하며 무한 공급 가능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에 있는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핵융합 실험시설. 리버모어(미국)/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에 있는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핵융합 실험시설. 리버모어(미국)/AP뉴시스
미국 과학자들이 핵융합 실험에서 ‘순에너지’ 생성에 성공했다. 투입 에너지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한 것으로, 인류가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 연구에 뛰어든 지 70년 만에 이룬 성과다. 그동안 난제로 꼽혔던 ‘순에너지’ 생산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꿈의 에너지’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가 최근 수행한 핵융합 실험 초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순에너지 확보에 성공했다. 2.1메가줄(MJ)의 에너지를 레이저 형태로 투입해 2.5MJ의 에너지를 생성한 것이다. 투입한 에너지의 약 120%를 생산한 것으로, 1950년대 핵융합 연구가 시작된 이래 순에너지를 확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13일 ‘주요한 과학적 발견’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순에너지 생성은 핵융합 발전 역사에서 대단한 이정표로 풀이된다. 핵융합 발전이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와 재래식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태양에너지 원리를 모방한 핵융합 발전은 깨끗하고 안전하며 무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그러나 1955년 핵융합 연구를 시작한 이후 누구도 완성형 기술을 내놓지 못했다.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전력보다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해서다.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 내 국립점화시설(National Ignition Facility)은 당초 핵폭발을 시뮬레이션하는 등 핵무기를 개발하는 용도로 세워졌지만, 이후 핵융합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 작년 핵융합 실험에서 1.37MJ의 에너지를 생성해 투입 에너지의 70%를 얻었고, 약 1년 만에 순에너지 생성에 성공했다.

미국 과학자들의 순에너지 확보는 오랜 ‘미스터리’를 푼 것으로 핵융합 발전에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핵융합 전문가이자 플라스마 물리학자인 아서 터렐 박사는 “에너지 생성이 최종 확인되면 이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며 “투입 에너지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 씨름해온 수십 년간 목표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와 에너지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저탄소 에너지 기술 개발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관련 분야에 3700억 달러(약 484조 원)를 배정했다.

미국 의회의 초당적 핵융합 에너지 코커스 의장인 돈 바이어 하원의원은 핵융합 기술을 청정에너지의 ‘신성한 성배’라고 묘사하면서 “불 발명 이래 인류를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줄 가장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극찬했다.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영국 핵융합산업협회에 따르면 6월 기준 최근 1년간 핵융합 관련 민간 기업에 28억3000만 달러의 투자금이 쏟아졌다.

핵융합 연구는 크게 자기장을 활용하는 토카막 방식과 레이저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미국 연구소는 레이저 기반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는데 매우 작은 공간에 연료를 넣고 강력한 레이저를 발사, 고밀도 환경을 만들어 핵융합을 일으킨다. 한국과 유럽연합(EU) 등 35개국이 참여해 개발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는 토카막 방식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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