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골목상권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연이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자영업자 2022년 실적 및 2023년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상당수는 최근의 경기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매출과 순익 실적에 대한 질문에, 자영업자의 68.6%는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올해 순익이 작년 대비 감소했다는 응답은 69.6%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5% 줄었고, 순익은 12.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은 내년 매출과 순익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봤다. 내년도 매출 전망에 대해 올해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53.2%로 나타났으며, 내년 순익 전망은 응답자의 54.0%가 올해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평균적으로 내년 매출과 순익은 올해 대비 각각 3.1%, 3.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비용증가 요인은 △원자재・재료비(22.8%) △인건비(21.5%) △임차료(20.0%) △대출상환 원리금(14.0%) 순으로 나타났다.
자금 사정을 살펴보면, 조사대상 자영업자들의 평균 대출금액은 약 9970만 원이었다. 대출 규모가 1억 원 미만이라는 답변이 대부분(72%)이었고, 1억5000만 원 이상 대출을 했다는 응답도 약 16%에 달했다.
또한, 현재 부담하고 있는 평균 이자율 수준은 5.9%로 작년보다 약 2%p 상승했다. 응답자 다섯 중 하나(21%)는 8%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 자영업자들의 대출상환 부담은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조사대상 자영업자들의 약 60%가 내후년인 2024년 이후라고 답했다. 내년 하반기 내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비교적 낙관적으로 답변한 비율은 40.8%였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약 40%는 앞으로 3년 이내에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된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6.4%)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6.1%)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5.1%) 등이 있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약 25%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장기화하면 결국 서민경제 전체가 휘청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본부장은 “최소 내년까지는 전쟁 등으로 인해 경제위기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힘든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자영업자들에 대한 세밀한 정책적 지원이 당분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