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특판 후 해지 읍소 사태에… 금융당국, 상호금융권 특판 시스템 점검

입력 2022-12-11 11:11 수정 2022-12-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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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사고 막자" 금감원, 금리ㆍ한도 등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 지시
상호금융권서 당분간 고금리 특판 경쟁 제한될 듯

금융당국이 전체 상호금융업계에 특별판매 시스템을 점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최근 일부 지역 농협과 신협이 고금리 특판상품을 판매했다가 과도한 자금이 몰리자 해지를 읍소하는 사태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11일 금융당국과 상호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8일 농협, 신협, 수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 등 모든 상호금융업계에 특판 금리나 한도 등과 관련해 어떤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역농협 3곳과 신협 1곳은 최근 연 8~10%대 고금리 적금을 팔았다가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한 자금이 몰리자 “조합이 파산하지 않도록 해지해달라”며 읍소했다.

이들 조합은 고금리 특판상품을 판매하면서 실수로 한도를 설정하지 않거나 비대면 가입을 막아두지 않은 탓에 수 시간 만에 최대 5000억 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영세한 지역 조합이 연 이자 비용만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직원 실수로 체결된 계약이어도 이미 성립된 계약은 가입자들이 자발적으로 해지에 동의하지 않는 한 효력이 유지된다.

이들 조합은 지역민을 주 가입자로 예상했으나,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ㆍ적금 상품을 찾아다니는 전국의 ‘금리 노마드족’이 가입자의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리의 급격한 상승 및 그에 따른 금리 경쟁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며 “특판이면 팔 수 있는 규모가 정해져 있어야 하는데 왜 그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원화를 정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지난 10월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원화를 정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도 “이런 사고가 또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에 현재 어떤 특판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시스템적으로 추가 보완할 수 있는 방식이 있는지 등에 대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답변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주부터 각 상호금융업계와 후속 대책을 본격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가장 규모가 큰 농협중앙회와는 8일 대면 회의를 따로 열어 지역 조합의 과도한 금리 제공을 전산 시스템으로 제한하는 방식 등을 협의했다.

농협중앙회는 7일부터 지역 조합이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합쳐 연 5% 이상의 예·적금 상품을 팔 경우 중앙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조치한 상태다.

또 한도와 금리 등을 체계적으로 입력하는 특판 전산 시스템을 개발해 내년 1월부터 전국 농협 조합이 해당 시스템을 의무 이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역 조합이 고금리 상품을 판매할 경우 중앙회에서 역마진이나 유동성 문제가 없는지를 먼저 점검한 뒤 당국에 반드시 사전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출시 즉시 ‘오픈런’이 벌어지던 고금리 특판의 출시는 금융당국의 상호금융권 금리 경쟁 리스크 관리ㆍ감독에 따라 당분간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합이 감내가능한 수준의 금리인지, 역마진은 안 생기는지, 유동성 문제는 없는지 등을 모두 확인한 뒤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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