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소매시장이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 대상 '2023 유통산업 전망 조사'결과를 통해 내년 소매시장이 올해 대비 1.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고 11일 밝혔다.
대한상의는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 전망치가 나온 데 대해 "코로나 기저효과와 엔데믹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고금리 등 소비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내년에도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예상되면서 업계가 내년 소매경기를 낙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내년 소매시장 전망에 대해 응답자의 44.7%가 긍정적 평가를, 55.3%는 부정적 평가를 했다.
내년 소매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코로나 종식(63.4%), 소비심리 회복(50.0%), 러-우크라이나 전쟁 종결(34.3%), 가계부채 부담 완화(16.4%), 미국발 긴축금융 완화(14.9%) 등을 차례로 꼽았다.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은 소비심리 위축(51.8%), 금리 인상(47.0%), 고물가(40.4%), 글로벌 경기침체(26.5%), 소득 불안(18.7%) 등을 꼽았다. 내년에도 대외 내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해 소비자들이 더욱 지갑을 닫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업태별로 살펴보면 온라인쇼핑(4.6%), 백화점(4.2%), 편의점(2.1%)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대형마트(-0.8%), 슈퍼마켓(-0.1%)은 고전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어오던 온라인쇼핑은 내년 4.6%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으로는 합리적 소비패턴 확산(72.5%),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른 시장 성장(58.8%), 당일·새벽 배송 인기(52.9%), 식품매출 증가(19.6%) 순으로 조사됐다.
부정적 요인으로는 소비심리 악화(97.2%),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77.8%), 일상회복에 따른 비대면 소비 감소(55.6%),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가능성(22.2%) 등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은 4.2%로 오프라인 업태 중 가장 높은 전망치를 보였다. 응답자의 10명 중 6명(59.1%)은 내년 백화점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이유로는 일상회복에 따른 고객 증가(84.6%), 기존점 리뉴얼을 통한 체험·경험요소 확대(76.9%), 사회활동 증가에 따른 의류매출 증가(76.9%), MZ세대 등 신규 고객 유입(23.1%) 등을 차례로 제시했다.
편의점은 내년 시장전망에 부정적인 의견(59.1%)이 긍정적인 의견(40.9%)을 웃돌면서 성장률이 2.1%에 그칠 것으로 봤다. 내년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위축(88.5%), 편의점 간 경쟁 심화(57.7%), 일상회복에 따른 근거리 소비 위축(51.9%), 타 업태와의 경쟁 심화(30.8%), 입지포화에 따른 출점한계(25.0%) 등을 들었다.
대형마트(-0.8%)는 역신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10명 중 6명(62.7%)은 내년 대형마트 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그 이유로는 경쟁 업태와의 경쟁 심화(83.8%),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감소(75.7%), 1~2인 가족 증가에 따른 소량구매 트렌드 확산(48.6%) 등을 들었다.
슈퍼마켓(–0.1%)도 역성장하며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96.6%), 온라인·편의점과의 경쟁심화(65.6%), 일상회복에 따른 근거리소비 감소(34.5%), 출점·영업시간규제 지속(20.7%) 등을 제시했다.
내년도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전략으로는 비용절감(31.3%)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온라인사업 강화(17.3%), 점포 리뉴얼(16.7%), 가격할인 등 프로모션 강화(11.3%) 등을 차례로 들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통산업이야말로 기술, 사회, 소비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변화 대응業(업)'으로 새로운 도전에 적응하지 못하면 낙오하고 말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응역량을 지속해서 키워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