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조직개편과 보직 인사를 마무리한 삼성전자는 다음 주 15~16일 DX(디바이스경험)부문을 시작으로 22일 DS(반도체)부문의 글로벌전략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는 각 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이 주재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에 국내외 임원급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부분별 사업 현황과 계획을 점검한다. 통상 12월 회의는 연말 인사 이후 새 경영진과 임원, 해외 법인장까지 모두 귀국해 참석했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됐다. 올해도 대면과 화상 회의 방식을 동시에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복합 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에 따른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TV·가전ㆍ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원자재가ㆍ물류비 상승, 인플레이션, 고금리, 수요 위축 등 불안한 시장 상황에 대한 타개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TVㆍ가전 부문은 전체적인 수요 감소에도 북미,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 강화 전략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모바일 부문은 내년 1분기에 선보일 갤럭시 S23 시리즈 출시 전략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혹한기'를 맞은 DS부문은 미래 준비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반도체 기술의 '초격차'를 유지하고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 달성을 위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육성 전략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회장이 '뉴삼성'의 근간으로 제시한 기술력 강화 방안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보다 내년 경영 환경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부별 경비 절감에 나서는 등 사실상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10월 말 ‘제주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논의한 내년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세부 내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최 회장이 강조한 '파이낸셜 스트리'를 완성할 핵심 인사들을 전진배치 했다. 최 회장은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우위직(以迂爲直) 이환위리(以患爲利)'를 인용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이후 맞게 될 더 큰 도약의 시간을 준비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LG그룹은 최근 구광모 회장 주재로 4분기 사장단 협의회를 열었다. 매년 분기마다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신규 선임된 CEO들이 참석해 내년 전망과 경영 계획을 되짚어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계열사별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시장 전망과 함께 사업 전략을 점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기업들이 더 보수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과거 위기 극복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미래 대비 차원의 투자는 계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