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긴축 기조로 게임주도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옥석 가리기에서 승자로 올라서고 있다. 상장 후 줄곧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크래프톤의 주식이 크게 떨어지면서다. 반면 2위로 밀렸던 엔씨소프트는 최근 연기금 매수세에 16개월 만에 1위를 탈환하는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0.11%) 오른 45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라는 역대급 지식재산권(IP)을 가지고 게임 대장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심화해 주가가 떨어진데다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까지 등장하면서 1위 자리를 내줬다. 더욱이 시장 전체가 하락 분위기로 돌아서며 100만 원이 넘던 주가는 30만 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하락의 끝이 보이지 않던 엔씨소프트가 코스피 지수 반등과 함께 최근 회복하기 시작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월 30일 2134.77로 장중 최저가를 기록한 이후 반등했는데, 엔씨소프트도 비슷한 시기인 9월 28일 장중 31만8500원을 기록 후 반등을 시작했다. 1일 기준 48만1000원까지 올라 4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연기금도 10월 1일부터 이달 6일 까지 974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세에 힘을 실어줬다. 한 때 7조 원 안팎까지 내려갔던 엔씨소프트 시가총액은 현재 9조9891억 원으로 10조 원 턱밑까지 회복했다.
아울러 내년 2분기 신작 ‘TL(Throne and Liberty)’ 기대감까지 나오면서 사실상 게임주 옥석 가리기 승자로 엔씨소프트가 꼽히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1일 삼성증권은 기존 41만 원이었던 목표주가를 54만 원으로 13만 원 상향 조정했으며 IBK투자증권도 59만 원으로 상향 조정에 나섰다.
반면,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싸우던 크래프톤은 2일 PC 콘솔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내놨지만 큰 반향이 없어 ‘원 히트 원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주가도 약세다. 지난해 22조원 대 시총으로 상장했지만, 최근 주가가 18만 원까지 내려 8조8000억 원 대로 크게 주저 앉으면서 1위 자리를 뺏기고 말았다.
매매 동향을 봐도 엔씨소프트와 큰 차이를 보인다. 엔씨에 1000억 원 가까이 순매수를 보인 연기금은 같은 기간 크래프톤에선 375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하나증권 윤예지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2023년 게임주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인 캐시카우 MMO(다중접속)를 보유하고, 장르·플랫폼 다변화를 충족하고 있다”면서 “내년 신작 ‘TL’ 매출 추정치를 2710억 원으로 기존 대비 67%를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