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결별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거액에 이적 제안을 받았다. 감독과 클럽을 비판했다가 맨유에서 방출된 호날두에게는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 등이 관심을 보였으나 거대 자본을 앞세운 중동 오일머니가 끼어들면서 호날두의 몸값만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 됐다.
30일(현지시간) 스페인 스포츠 전문매체 마르카 등에 따르면 호날두는 사우디 명문 클럽 알나스르FC로부터 2년 6개월 간 연 2억700만 달러(약 2703억 원)에 달하는 이적 제안을 받았다. 호날두가 이 서류에 사인할 경우, 이는 축구 역사상 최대 연봉이 된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필드 밖에서 약 6000만 달러를 벌어 들였는데, 이 역시 축구 선수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액수다.
알나스르 이적에 대해선 호날두도 사실상 수락했으나 이번 카타르 월드컵(국제축구연맹, FIFA)이 끝날 때까지는 의사 결정을 보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포르투갈은 조별리그에서 가나와 우루과이에 연승해 16강 진출을 결정했다. 호날두는 2경기에 선발 출전해 활약했는데, 이 같은 거액의 오퍼가 원동력이 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알나스르는 호날두가 맨유에 남았다면 받았을 6개월 치 잔여 임금 1900만 달러도 기꺼이 보상해 줄 뜻도 시사했다. 원래 호날두와 맨유의 계약 기간은 내년 6월까지이나 불화로 급작스럽게 쫓겨나면서 퇴직 보상금도 못 챙겼다.
앞서 그는 영국 ‘토크TV’와 가진 90분간의 단독 인터뷰에서 소속팀인 맨유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을 존경하지 않는다”며 “그가 나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감독과의 갈등설을 세상에 노출시켰다. 이를 계기로 맨유는 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그를 방출해버렸다.
호날두가 알나스르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는 숙적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2017년 FC바르셀로나와 4년간 6억7380만 달러에 계약한 메시 역시 얼마 전 인터 마이애미 CF로부터 역대 최고 연봉 제안을 받았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메시(11억5000만 달러)와 호날두(12억4000만 달러)는 각자의 커리어와 경기장 안팎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 들였다. 포브스에 따르면 LA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1억2200만 달러)와 메시(1억2400만 달러)는 연간 총 1억 달러 이상을 벌고 있는데, 호날두는 필드 외에서 번 55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1억1500만 달러를 벌었다. 메시보다 다소 적은 액수다.
사우디가 역대 최고 연봉을 제시하며 호날두를 데려가려는 이유는 2030년 월드컵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 등 유럽 명문 클럽을 두루 거친 스타인 데다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아 월드컵 유치 홍보 대사로서는 제격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호날두는 한 번도 유럽을 벗어난 적이 없는 만큼 그가 사우디의 제안을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날두가 주장으로 있는 포르투갈은 3일 한국과 H조 최종전을 치른다. 포르투갈은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으나 조 1위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총력전을 벼르고 있다. 포르투갈은 16강전에서 G조 브라질, 카메룬, 스위스, 세르비아 중 한 팀과 맞붙는다.
호날두가 3일 한국전에 출전할지는 미지수다. 소식통들은 28일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호날두가 발 부상을 당한 후 몸을 사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