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세운상가~청계광장 순환 3.4㎞ 운행
공사 구간은 수동운전…“급제동은 학습 통해 개선”
25일 오전 9시 50분께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탑승한 '자율주행버스'에서 승객 모두 자리에 앉고 안전벨트를 매니 이 같은 멘트가 흘러나왔다. 자율주행버스는 청계광장에서 출발해 세운상가를 찍고 다시 청계광장으로 돌아올 때까지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행됐다. 횡단보도로 뛰어든 보행자나, 주·정차된 차들을 인식해 방향을 바꾸거나 급제동으로 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울 청계천에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겸비한 ‘자율주행버스’가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시민 누구나 자율주행 전용앱(TAP!)을 통해 버스를 호출해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자율주행버스는 청계광장~세운상가~청계광장까지 총 3.4㎞를 운행한다. 운행시간은 평일 기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점심시간인 오후 12시~1시 30분까지는 안전을 고려해 운행을 쉬어간다.
현재 2대로 운행을 시작한 자율주행버스는 청계광장남측, 세운상가 앞 2곳에서 탑승할 수 있다. 자율주행 전용 앱을 통해 버스를 호출하면 탑승 시각과 좌석 위치를 알려주는 탑승권이 발급된다. 버스에 탑승하면 모든 승객이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해야 출발할 수 있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알림이 계속해 울리며, 수동 운행 모드로 전환된다.
이날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대형 모니터 화면에 주행 상황이 표시됐다. 왼쪽에는 경로가 표시되고, 가운데는 현재 정류장이 나타난다. 맨 오른쪽에는 버스를 중심으로 전후방 도로 상황이 표시된다.
청계천을 따라 주행하던 버스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멈춰섰다. 비보호 횡단보도이라도 일시 정지하도록 하는 법규를 지키기 위해서다. 자율주행차 업체 42dot 관계자는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안전을 고려해 우선 정차 후에 사람이 없는지를 보고 운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자율주행버스의 특징은 시민들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기술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특히 버스 내부 전체가 유리창으로 되어있어 이동하는 내내 청계천을 조망할 수 있다. 차 안에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미래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기술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날 자율주행버스를 1호로 탑승한 승객은 “청계천 일대에서 근무하면서 자율주행버스 준비하는 상황을 자주 봤었다”며 “전면이 다 창으로 돼 있어서 밖이 아주 잘 보이고 승차감도 좋다”고 말했다.
현재 청계천 일대는 국토교통부의 심의를 거쳐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로 선정됐다. 다만 청계천 일대는 보행자 횡단 및 오토바이 통행이 빈번하고 주정차 차량이 많은 곳이다.
버스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해 갑작스레 끼어드는 보행자나 오토바이로 인해 급제동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실제로 공사 구간이나 청계광장 주변에서는 함께 탄 세이프 드라이버가 수동으로 운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42dot 관계자는 “청계천 코스가 워낙 돌발 변수가 많아 일부 구간은 서울시와 논의해서 수동 운전 모드로 운행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기술은 데이터가 쌓이고 학습할수록 더 좋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24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운행 선포식에 참석해 “서울을 자율주행 선도도시로 만들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이제 상암, 강남에 이어서 청계천까지 서울이 자율주행선도도시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 12일부터는 자율주행버스 1개가 추가돼 총 3대가 20분 간격으로 운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