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들이 암 관련 정보를 전문가·의사로부터 습득한다는 비율이 4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23일 안다즈 서울 강남호텔에서 ‘제5회 항암치료의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항암 소셜리스닝(Social Listening)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소셜리스닝은 소셜 이용자가 언급한 ‘날 것’의 정보들을 빨리, 광범위하게 감지해 그에 대한 적절한 반응을 하거나 사전에 적절한 메시지를 설계해 적절한 채널을 통해 전파하기 위해 하는 활동을 말한다.
학회는 △네이버 블로그·카페 △다음 카페 △유튜브 댓글 등 최근 1년간 온라인 소셜미디어 상에서 3가지 키워드 ‘암’, ‘항암’, ‘환자관리’에 대한 16만9575건의 언급량을 수집·분석했다.
암 환자들의 암 관련 정보 습득 채널에 대한 언급량 1661건을 분석한 결과 △전문가·의사 44% △환우 24% △온라인 커뮤니티 18% △유튜브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임주한 인하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에게 관련 정보를 얻는 경우가 가장 많긴 했다”면서도 “환우들로부터 실질적인 정보, 심리적 위안을 얻는 경우도 많았다. 다만 ‘국가암정보센터’와 같이 공신력 있는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는 경우가 없었다. 관련 학회에서도 공식 정보에 대한 홍보를 열심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암 환자들이 암 진단 후 치료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한 언급량 2만899건을 분석한 결과, 신체·질병적 어려움이 52%, 정서적 어려움이 42%를 차지했다. 정서적 어려움은 초기부터 치료과정 전반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지만 공통으로 두려움·불안과 같은 감정이 꾸준히 언급됐다. 치료 후 극복 단계도 재발에 대한 걱정, 악화 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언급량도 많게 나왔다.
정서적 어려움의 중요성에 반해 해소하기 위한 ‘내적 관리’를 한다는 언급량은 적었다. 특히 정신과 상담, 항우울제 복용 등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관리하는 비율은 매우 낮게 나왔다.
임 교수는 “암 환자뿐 아니라 암 생존자에게서도 정서적인 어려움이 나타났다”며 “암 생존자에 대한 정서관리 심리 케어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셜리스닝 상 가장 많이 언급된 암종은 유방암·폐암·대장암 순으로 나타나 실제 국내 발병률 순위인 갑상선암·폐암·위암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의 경우 암종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대장암 및 유방암은 최근 젊은 층에서 자주 생기고 있어 소셜 리스닝 방법 특성상 높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암 환자의 일상생활 관리에 관한 분석에서는 건강한 음식과 영양제 섭취, 가벼운 운동 등 항암치료 과정 속 체력을 유지하는 과정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환우들이 많았다. 가발·눈썹 문신 등으로 항암 치료에 따른 외적 변화에 대해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환우들도 있었다.
안중배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은 “암 치료와 관련해 많은 정보가 인터넷에 있으나 정확히 필터링하지 못하는 어려움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이전 설문조사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항암치료에 대한 실제 환자들의 인식과 고민 등을 엿볼 수 있어 의미 있었다.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항암 정보를 제공하는 학회와 연구회가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종양내과학회는 매년 11월 넷째 주 수요일을 ‘항암치료의 날’로 지정하고, 항암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관련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