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스닥’ 바라보던 코스닥...외국인 투자자 눈 밖에 난 이유는?

입력 2022-11-2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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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스닥’ 바라보던 코스닥...외국인 투자자 눈 밖에 난 이유는?

한때 ‘천스닥’을 바라보던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이 330조 원 대까지 추락했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6조 원 가까이 들어온 것에 비해 오히려 코스닥 시장은 같은 기간 1657억 원 순 매도 하면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코스닥이 이처럼 외면받게 된 이유로 지난 2020년과 2021년과 달리 올해는 시장에 스타 기업이 없다는 것과 기업공개(IPO) 시장의 부진, 투자 신뢰도 하락 등을 꼽을 수 있다.

◇코스닥 시총 30위 중 9종목만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지난 2020년 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보면 1위는 셀트리온헬스케어, 2위 셀트리온제약, 3위 씨젠, 4위 알테오젠, 5위 에이치엘비 순이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진단키트와 백신 테마가 움직이면서 2019년 대비 최소 2배에서 5배 넘는 주가 상승이 이루어졌다. 알테오젠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2020년 한해 5812억 원을 순 매수했으며 셀트리온 제약 1536억 원, 씨젠도 568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바 있다.

2021년 말 스타 기업은 2차전지에서 나왔다. 시총 1위 기업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2020년과 변함 없었지만, 2위는 에코프로비엠, 3위 펄어비스, 4위 엘앤에프, 5위 카카오게임즈 순으로 모두 바뀌었다.

이 중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모두 3배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컸다. 에코프로비엠은 7410억 원, 엘앤에프도 4251억 원에 달하는 규모를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18일 기준 시총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들어서만 외국인이 8265억 원을 순매도 했고,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1100억 원이 넘는 물량을 던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0위까지 범위를 넓혀봐도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 종목은 9종목에 불과하다. 즉 2020년과 2021년과 달리 외국인이 시총 상위종목에 매도우위에 서면서 반등 동력을 잃어버린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IPO 성수기였던 11월...찬바람 ‘쌩쌩’=글로벌 긴축기조로 인해 IPO 시장이 얼어붙어 자금조달 기능이 상실한 탓도 있다. IPO 성수기라고 불리는 이번 달에도 찬바람이 불정도다. 상장을 하더라도 공모가를 못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11월 수요예측 진행 기업 6곳 중 절반이 희망밴드 하단 아래를 기록했다. 또 상장 후에도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한 기업은 뉴로메카 뿐이었으며 나머지 △큐알티 △제이아이테크 △디티앤씨알오 △윤성에프앤씨 등은 모두 큰 하락을 보였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어급 기업들의 연이은 상장·공모 철회와 국내 증시 조정 장세가 반영된 IPO 기업들의 공모가와 상장 후 주가 약세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환사채 마구 찍는 코스닥 기업들...신뢰도↓=코스피 시장에 비해서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코스닥 기업들이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관련 사채를 빈번하게 발행해 투자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탓도 있다.

특히 전환사채의 경우 증시 상승세였던 2020년과 2021년 무리하게 발행한 상장사들이 많다. 문제는 최근 국내 증시 하향세로 인해 전환가액이 한계치까지 낮아진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어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시중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풋옵션 행사가 늘어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유상증자에 나서거나 전환사채를 재발행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상장폐지 기업 수까지 늘어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상장폐지 기업은 9개였다. 지난 2019년(4개사), 2020년(15개사), 2021년(20개사)로 해마다 증가세다.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닥 시장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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