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여파’…실질실효환율 5개월째 떨어져 ‘11년만 최저’

입력 2022-11-1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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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연속 기준값 100 하회, 엔화도 두달연속 역대최저…미 달러화 두달째 역대최고
수출 영향 없고 되레 물가만 올려…기업경쟁력 강화+외국인 자금유입 지원해야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한국 원화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이 5개월 연속 하락하며 11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두달 연속 기준값 100을 밑돌고 있는 중이다. 소위 킹달러로 불리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여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엔화는 두달째 역대최저치를 경신했고, 미국 달러화는 두달연속 역대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10월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전월보다 0.67%(0.65포인트) 떨어진 96.51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10월(96.06) 이후 최저치다. 9월에는 97.16으로 2012년 9월(99.72) 이후 처음으로 100을 밑돈 바 있다.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도 전월대비 0.54%(0.56포인트) 하락한 102.49를 보였다. 역시 2013년 7월(102.41)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BIS, 한국은행)
(BIS, 한국은행)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0개국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 100 기준)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원화 강세)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원화 약세)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명목실효환율은 물가를 뺀 교역량만 가중 평균한 지표다. BIS는 2019년 3월 실효환율 발표부터 기존 61개국 중 베네주엘라를 제외한 60개국으로 집계 중이다.

같은기간 원화도 약세를 이어갔다. 10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2.5%(35.07원) 상승한 1426.66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461.98원) 이후 13년7개월만에 최고치다.

주변국 실질실효환율 역시 하락세다. 일본 엔화는 56.81로 두달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고, 중국 위안화도 124.06을 보여 7월(129.01) 이후 석달째 하락세다. 반면, 미국 달러화 실질실효환율은 134.27로 두달 연속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소위 킹달러 여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 통화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라며 “명목실효환율보다 실질실효환율이 더 낮은 것은 국내 소비자물가가 높은 수준이지만 여타 국가들보단 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IS, 산업부)
(BIS, 산업부)
문제는 실질실효환율 하락이 수출 및 무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10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5.7%를 기록해 2020년 10월(-3.9%)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쳤고, 2020년 8월(-10.3%) 이후 2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같은기간 무역수지 또한 66억9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7개월째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12개월 누적 기준 무역수지 적자규모도 330만3700만달러에 달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아졌다. 수출이 안돼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환율이 절하되면서 수입물가 상승에 소비자물가만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결국 무역수출이 잘돼야 하고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투자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규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내 기업들이 다른나라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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