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사형선고’ 아니다…조기 치료하면 완치율 2배 높아

입력 2022-11-17 18:00 수정 2022-11-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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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적극적인 치료’ 권고, 정부 치료환경 개선 나서야

▲한국췌장암네트워크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췌장암, 완치울 10년 내 두 배로’ 행사를 개최했다.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 촬영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
▲한국췌장암네트워크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췌장암, 완치울 10년 내 두 배로’ 행사를 개최했다.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 촬영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췌장암의 완치율을 높이기 위한 논의의 장이 열렸다. 전문가들은 췌장암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 적절한 치료를 할 경우 완치율이 두 배 높아진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권고했다. 특히 치료·검사에 대한 환자 부담 완화 등 치료환경 개선을 통한 췌장암 완치율 향상을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매년 11월은 세계 각국의 췌장암 캠페인 단체들로 결성된 세계췌장암연합(World Pancreatic Cancer Coalition, WPCC)이 정한 췌장암의 달이다. 또한 11월 17일은 췌장암 질환 인식개선을 위핸 ‘췌장암의 날’이다. 한국췌장암네트워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1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췌장암, 완치울 10년 내 두 배로’ 행사를 개최했다.

췌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완치율이 10% 내외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초기에 증상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아 보통 진행이 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만으로 다른 병과 구분하기 어렵지만, 복부 통증·황달·체중감소·소화 장애·당뇨병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한성식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장은 “췌장암은 한국 암 발생 순위는 8위인데, 사망자 수로만 보면 5위”라며 “지난 20년간 다른 암의 5년 생존율은 많이 높아졌지만, 췌장암은 10% 내외에서 13.9%까지밖에 오르지 못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환자 발생도 꾸준히 늘고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 센터장은 “췌장암이라고 하는 경우, ‘사형 선고’로 생각해 아무 치료를 하지 않는 환자가 많다. 최근에도 30%가 치료를 받지 않는다.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은 문제다. 국민에게 치료의 기회가 있고,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조기 치료 시 생존율이 44%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은 “췌장암 치료는 삶의 질과 양을 모두 늘릴 수 있다”며 “항암을 하면 좋지 않은 증상이 빠르게 개선된다. 수술뿐 아니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도 모두 발달했기 때문에 이제는 ‘사형 선고’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열심히 치료를 받도록 안내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선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는 “50세 이상에서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했을 경우, 형제·자매 중 췌장암 병력이 있는 경우, 만성 췌장염 환자 등의 경우 주기적으로 췌장암 진단을 해야 한다”며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완치율을 두 배로 높이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췌장암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선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광혁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표적면역치료제는 담도암 일부에서는 인정받으나 췌장암은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췌장암의 경우 치료, 검사 모두 환자 부담이 크다”면서 “췌장암 수술에 대한 수가도 성형수술 비용과 비슷한 정도에 불과하다. 수가도 낮고 의료사고에 대한 불안 때문에 후배 의사들이 지원을 꺼리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늘고 수가를 개선하면 의사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사명감만 가지고 하라고 한다면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공=대한종양내과학회)
(제공=대한종양내과학회)

췌장암 치료 신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국내 제약기업들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젬백스 앤카엘 계열사인 삼성제약이 개발 중인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는 2020년 국내 임상 3상을 마쳤다. 삼성제약은 안전성을 확인했고, 세부적인 결과는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GC녹십자 자회사인 GC셀은 이뮨셀엘씨주로 췌장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바이오기업은 글로벌제약사가 시판 중인 기존 치료제와 개발 중인 신약후보 물질을 같이 쓰는 병용요법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췌장암의 위험요인으로는 △흡연 △당뇨병 △비만 △만성 췌장염 △음주 등이 꼽힌다. 한국췌장암네트워크는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금연과 함께 적절한 운동·체중 조절이 도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췌장암의 날을 맞아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췌장암 환우와 보호자에게 최근 치료 방법과 올바른 질환 정보 제공을 위해 17일 ‘2022 췌장암 췌인지 시즌3-췌문췌답’ 캠페인을 진행했다. ‘췌문췌답’이라는 주제로 췌장암 최신 치료 방법과 췌장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이 목적이다.

안중배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사장은 “‘췌장암 췌인지’ 캠페인이 3년째 진행되면서, 췌장암의 최신 치료 방법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며 환자와 가족들에게 치료의 희망이 되고 있어 뿌듯하다. 앞으로도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췌장암 환자들과 보호자분들의 따뜻한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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