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지속되면 '이석증' 의심해 봐야

입력 2009-04-0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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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인 조모씨(31)는 최근 몇 달간 계속되는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로 인해 직장근처 약국에서 두통약을 사먹었다. ‘업무과다로 인한 두통이겠지’하는 생각으로 그다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조씨는 어느날 아침 심한 어지럼증으로 걷기조차 힘든 상태가 되어 출근을 포기한채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 응급실까지 가게 됐다. 검사결과 조씨는 ‘이석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건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어지럼증클리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병원을 찾은 전체 어지럼증 환자 1828명 중 어지럼증의 일종인 이석증 환자가 434명으로 2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지럼증은 그 원인에 따라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증후군, 편두통성 어지럼증, 기립성 저혈압, 양성재발성어지럼증, 중추성 어지럼증 등 다양하게 분류된다. 이중 이석증(양성돌발성두위현훈)은 가장 흔하다.

◆ 첫 증상은 어지럼증 동반한 멀미증상

이석증은 귀의 전정기관에 있는 이석이라는 작은 돌들이 머리 회전을 감지하는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보통 누울 때나, 누웠다가 일어날 때, 고개를 숙이거나 쳐들 때, 높은 곳을 보거나 선반 위의 물건을 집기 위해 머리를 뒤로 젖힐 때, 자다가 옆으로 돌아 누울 때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을 겪는다.

첫 증상은 주로 아침에 일어날 때나 자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멀미 증상(속 울렁거림 및 구토)이 동반된다. 심한 어지럼증은 대개 1분 이내에 사라지나, 고개를 돌릴 때마다 증상이 유발되고, 발작 사이에도 경미한 증상(어질어질한 기운 및 속 메스꺼움)은 유지되므로 환자들은 계속해서 어지럽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 세반고리관 돌부스러기 제거해 치료

이석증은 내이의 전정기관에 있는 이석(작은 돌들로서 머리의 기울어짐을 알아차리는 역할을 함)이 변성되면서 돌 부스러기들이 머리의 회전을 감지하는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 머리를 움직일 때 마다 어지럼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지수 교수는 이석증이 칼슘대사 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정확한 원인에 대해 밝혀진 바는 없다. 이석증은 일부 환자에서는 머리를 다친 후나, 감기 또는 전정신경염을 앓은 후에 발생한다.

한편 이석증은 환자를 침대에 앉힌 다음, 고개를 한쪽으로 돌린 상태에서 환자를 눕히면서 침대 밑으로 고개를 젖혀 증상이 유발되는 지를 확인함으로써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머리 현수 검사에 의해 이석증이 확인되면, 머리의 위치를 단계적으로 바꾸는 동작에 의해 세반고리관에 들어있는 돌 부스러기들을 제거하여 치료한다. 이 방법이 성공하면, 머리의 움직임에 의해 유발되는 발작적인 심한 어지럼증은 바로 사라진다.

그러나 경미하게 어질어질한 증상은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점차 수그러지는 것이 보통이다. 일부에서는 제거된 돌 부스러기가 다시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 재발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 경우에도 앞서의 방법을 다시 사용하여 돌 부스러기를 제거할 수 있다.

치료 후 며칠 동안 환자들은 머리를 뒤로 젖히지 않도록 하고, 잘 때에도 가능한 한 높은 베개를 사용하며, 증상이 유발되었던 방향으로 돌아눕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도움말: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지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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