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없는 세상 그리는 인도…개방형 전자상거래 네트워크 가동

입력 2022-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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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 2위 인도
미국 빅테크 기업 독점 막기 위해 분주
전 국민 90% 가입한 생체인증 시스템 활용
고객에 소규모 소매업체 제품과 서비스 공유
모건스탠리 “유통사와 배달 플랫폼에 잠재적 위협”

▲인도 아마존 직원이 2019년 8월 21일 신축 건물 기념 게시판에 서명하고 있다. 하이데라바드(인도)/AP뉴시스
▲인도 아마존 직원이 2019년 8월 21일 신축 건물 기념 게시판에 서명하고 있다. 하이데라바드(인도)/AP뉴시스
인도는 메타와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독점 문제를 지적하고 이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다. 이런 인도가 최근 공공재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구축을 목표로 개방·분산형 네트워크를 가동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ONDC(Open Network for Digital Commerce)라는 이름의 네트워크는 약 한 달 전부터 IT 기업 중심지인 인도 벵갈루루에서 시행 중이다.

ONDC는 상호운용 가능한 네트워크를 통해 소규모 소매업체를 지원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구체적으로는 아마존과 월마트 산하 인도 대규모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의 지배력을 약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WSJ는 이러한 계획을 ‘아마존 타도(Amazon killer)’라고 부르기도 했다.

ONDC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검색 결과를 노출 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기업 정보를 집약해 놓은 검색 엔진이라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력은 밀릴 수밖에 없다.

ONDC의 핵심은 ‘인디아 스택(India Stack)’이라 불리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자국 인구의 90% 이상이 인디아 스택의 생체인증 시스템인 ‘아다르’에 개인 정보를 등록한 상태다. 또 2019년 기준 전체 인구의 절반이 은행 계좌와 아다르를 연동시켰다. 아다르는 인디아 스택의 통합 결제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 결제에도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향후 ONDC의 활성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과거 보고서에서 “이러한 환경은 인도 통신 대기업 지오와 같은 신생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하기도 했다.

▲인도 내 통합결제 인터페이스(UPI)를 활용한 거래 추이. 단위 10억 달러. 10월 1479억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인도 내 통합결제 인터페이스(UPI)를 활용한 거래 추이. 단위 10억 달러. 10월 1479억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터넷 이용자를 둔 인도에서 규제 당국이 디지털 경제 환경을 다잡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점도 ONDC의 성장 요인이다. 최근 메타와 구글, 아마존 등과 반독점 소송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이유로 모건스탠리는 ONDC를 기존 유통 기업과 음식 배달과 같은 플랫폼 등에 잠재적으로 중대한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릴라이언스리테일이나 페이TM과 같은 인도 기업뿐 아니라 구글 등 국내외 30곳 이상의 기업들이 ONDC와 제휴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물론 과제는 많다.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은 축적된 서비스를 통해 이미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정품 인증과 정확한 배송 시스템, 빠른 사고 조치 등이 이들 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개방·분산형 플랫폼에서 이러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WSJ는 “그럼에도 ONDC의 성공은 아마존과 같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인디아 스택과 같은 시스템이 다른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된다면 더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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