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올해 적자폭을 축소하며 내년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실적 개선에 따른 쿠팡의 주가 방향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컬리와 오아시시의 시선도 쏠리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증권사들은 내년 쿠팡의 흑자전환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쿠팡이 올해 영업적자 4억700만 달러(약 5700억 원)에서 내년 영업이익 1600만 달러(약 220억 원)로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도 올해 영업손실 3억8500만 달러(약 5410억 원)에서 내년 영업이익 2200만 달러(약 310억 원)로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달 들어 쿠팡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 30달러를 제시했다. 홍콩계 증권사 CLSA가 8월 16일 매도(목표가 16.40달러) 의견을 제시한 이후 오랜만에 나온 투자의견이다. 쿠팡의 주가는 연초 29.65달러에서 시작해 올해 5월 최저 8.98달러까지 내려갔다가 상승과 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종가 17.06달러를 기록했다.
쿠팡은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킨게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온라인 시장 성장률 둔화와 함께 금리 상승으로 일부 이커머스 기업이 추가 자금도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온라인시장 내 쿠팡 점유율이 올해 20.7%에서 내년 25.2%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적자기업이지만 상반기 커머스 부문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흑자전환했고, 커머스의 수익성 개선에 따라 향후 전사 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쿠팡의 풀필먼트(Fulfillment·종합물류) 경쟁력 강화에 따라 오픈마켓 거래액 성장이 양호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PO를 사실상 잠정 연기하고 있는 컬리와 오아시스는 쿠팡의 주가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비교 기업군에 쿠팡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컬리는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 기업 가치를 4조 원 정도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몸값이 1조 원대로 급락했다, 고평가 논란 속에서 비교 기업군의 시총이 올라야 그나마 목표 시가총액을 방어할 수 있다. 컬리는 상장심사 통과 후 6개월 안에 상장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2월 안에는 상장해야 한다. 시간이 넉넉지 않다.
흑자기업인 오아시스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근의 증시 분위기 등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아시스는 9월 상장심사를 신청했다. 투자은행 업계는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를 약 1조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컬리에 대해 “경쟁심화와 실적 부진의 불확실성 아래 놓일 수 있다는 점이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아시스에 대해선 “온라인 매출 비중이 오프라인 매출 대비 2배로 넘어서면서 재고소진 등에 있어서 과거와 같은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추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은 고려해봐야 할 지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