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아연광산에 고립됐다가 극적으로 생환한 작업반장 박모 씨(62)가 이태원 참사를 뒤늦게 알고 안타까워했다.
5일 박씨의 아들(42)은 오후 면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의사에 따르면 아버지는 10일 동안 못 드신 분 치고 굉장히 상태가 좋으시다”라며 박 씨의 건강 상태를 전했다.
아들에 따르면 박 씨는 병원에 이송된 뒤에야 뉴스 및 지인들을 통해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접했다. 그는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모르겠다.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박 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갱도에 계시는 동안 세상에 많은 일이 있었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이태원 참사를 알리자 처음에는 기력이 없으셨는지 별말이 없으시다가 나중에 놀라셨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소식을 접한 박 씨는 “저의 생환이 (이태원 참사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어서 다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오후 11시 3분께 갱도 밖으로 구출된 박 씨는 함께 고립됐던 보조 작업자 박 씨(56)와 현재 안동병원에서 건강을 회복 중이다. 당시 함께 작업하다 먼저 탈출하거나 구조된 5명의 노동자들도 이들의 생환 소식에 크게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씨를 포함한 두 광부는 지난달 26일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에서 매립 사고로 지하 190m 수직갱도에 고립됐다가 9일하고도 5시간 만인 4일 밤 구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