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열기가 엊그제 같은데 올해도 어느덧 두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선거기간이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약이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올해 초 대선 기간을 뜨겁게 달궜던 '세금'은 잠시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졌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다시 대중들의 관심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산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는 세금, 내년도 세금 관련 이슈들을 지금부터 미리 낱낱이 살펴볼까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기억하시나요? 금투세는 2020년 말 세법개정안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2023년부터 도입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올해 대선을 앞두고 2년 유예됐습니다. 금융투자소득이란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ELS 등 금융상품의 환매나 매매로 발생한 수익을 말합니다.
연간 5000만 원까지 기본공제되며, 세율은 과세표준 3억 원 이하는 지방소득세 포함 22%, 3억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지방소득세 포함 27.5%로 적용받습니다. 이때 금융투자소득 상 손실은 5년까지 이월해 통산 가능합니다.
금융투자소득세가 예정대로 도입됐다면, 기존에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는 펀드나 주가연계지수(ELS)의 환매 소득은 금융투자 소득으로 적용돼 분리 과세됩니다. 이는 금융투자소득에 과세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죠.
이번 세법 개정안에 따라 금융투자소득세 유예가 확실시된다면 향후 2년간 이자·배당 소득이 높은 투자자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따른 종합소득세 과세 및 건강보험료 증가에 대한 부담을 이어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치솟으면서 앞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내면 건강보험료 부담도 나란히 따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경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ISA는 발생한 이자, 배당 소득에 대해서는 2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9.9% 세율로 분리과세가 가능합니다.
만약 금리 상승으로 이자 소득이 급증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미리 ISA에 가입해두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다만 ISA는 가입 직전 3년 동안 연간 이자·배당 소득이 2000만 원을 넘는 '손 큰' 금융소득종합 과세자는 가입할 수 없으니 이 점도 미리 유의해두면 좋겠죠.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유예된다면, 국내 상장 주식은 향후 2년간 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됩니다. 현재와 같이 소액 주주는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되고 세법상 대주주는 양도차익에 대해서 250만 원 공제 후 22%~33%로 과세하는 방식이죠.
다만 세법상 대주주에 대한 기준은 바뀔 전망입니다. 현재는 직전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 지분율(코스피 1%, 코스닥 2%, 코넥스 4%)과 시가총액(10억 원) 요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세법상 대주주에 속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직접사업 연도 말이 '12월 31일'이 아닌, 거래대금 결제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흔히 '대주주'라고 하면 "내가 여기에 해당된다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대주주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재는 대주주 요건을 판단할 때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자녀 등 직계존비속, 지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모두 포함해 기준 이상인지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주처럼 누구나 들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여기에 해당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가족을 포함하지 않고 오로지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으로만 대주주 여부를 판단합니다. 또 지분율 요건을 삭제하고 시가총액 요건은 1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대주주 요건도 대폭 완화됩니다.
결과적으로 본인이 가진 주식이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 100억 원 미만이라면 내년부터는 대주주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2021년 말에 보유주식이 10억 원 이상으로 2022년 현재 대주주에 해당한다면, 직전 사업연도 말 기준 100억 원 미만으로 맞춰 대주주 기준을 벗어난 후 매도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는 더 유리할 수 있겠죠. 점점 쌀쌀해지는 연말, 지금부터 미리미리 대비해서 계좌라도 따뜻하게 채워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