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에 장외시장도 ‘꽁꽁’…자취 감춘 선학개미

입력 2022-10-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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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신증권
▲출처=대신증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과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장외주식시장에도 번지는 모양새다. 냉각된 기업공개(IPO) 시장의 구원투수로 주목받던 대어(大漁)급 기업들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하거나 상장을 철회하면서 장외시장마저 꽁꽁 얼어붙고 있다.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선(先)학개미’들도 자취를 감췄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K-OTC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22억1207만 원으로,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3월 15일 185억5277만 원까지 늘었던 거래대금은 7개월 만에 8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전체 시가총액은 17조9066억 원으로, 올해 초(31조4934억 원)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거래량이 줄자 올해 비상장 주식들의 주가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거래되는 시총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연초 7만 원~8만원대에 달했던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4만 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두나무, 현대엔지니어링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반기 상장을 앞둔 케이뱅크와 컬리도 연초 대비 급락했다.

최근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장외시장의 투자심리가 덩달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IPO 시장이 활황일 때는 상장을 앞둔 기업의 주식을 미리 사두려는 투자자가 늘지만, 반대일 경우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포기했다. 몸값을 낮춰 상장을 강행한 코스닥 기업들도 흥행에 참패하거나, 상장 이후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골프존커머스와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지난 13일 상장을 철회했다.

장외시장마저 침체에 빠지면서 케이뱅크, 컬리 등 상장 초읽기에 들어간 기업들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시장에서는 컬리의 ‘상장 철회설’까지 등장했다. 컬리는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일각에서는 상장 철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연내 상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비슷한 시기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케이뱅크도 적절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증시의 하방 압력이 높은 만큼 장외시장의 앞날도 어두운 상태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한 장외 기업들의 거래 가격 하락과 투자심리 위축이 거래대금 급감, 시가총액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면서 “전반적으로 IPO 시장에서도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낀다. 주식시장 하락세가 청약 경쟁률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하락이 지속되면 IPO 기업들의 수익률 양극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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