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반도체 기술유출’ 삼성전자 연구원 등 10명 무더기 기소

입력 2022-10-27 14:15 수정 2022-10-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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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 구속·3명 불구속 기소…인텔 이직위해 파운드리 핵심자료 몰래 촬영
삼성엔지니어링 초순수시스템 기술자료 빼내 중국업체에 넘기기도

검찰이 반도체 핵심기술을 국외로 유출한 혐의로 삼성전자 연구원 등 10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이성범 부장검사)는 국내 반도체 관련 산업기술 등의 국외 유출 사건 2건을 수사해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한 연구원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2)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2)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우선 서울중앙지검은 ‘반도체 초순수시스템 관련 첨단기술 국외 유출 사건’을 수사해 삼성엔지니어링의 반도체 초순수시스템 관련 기술자료를 취득, 중국 업체로 이직‧사용한 엔지니어 2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중국 업체 발주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삼성엔지니어링 초순수시스템 기술자료를 빼낸 국내 중소기업 임원과 해당 회사를 양벌규정에 따라 사법처리했다. 이에 가담한 전‧현직 삼성엔지니어링 연구원 등 3명을 구속기소,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퇴사 후 자신의 사업에 활용하고자 초순수시스템 시공 기술자료를 반출한 전직 중소기업 임직원 1명을 구속기소,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반도체 초순수시스템은 고난이도 수처리기술로서 일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가 삼성엔지니어링이 2006년부터 매년 300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설계, 시공 등 초순수시스템 구축 능력을 갖추게 된 첨단 기술이다. 15~20개의 단위공정들을 조합해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목표 수질을 달성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관건이므로 축적된 데이터 및 기술자료가 전체 시스템 구성에 핵심요소다.

대검찰청이 지난 2020년 10월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로부터 첩보를 접수하면서 수사가 개시됐다. 그 이듬해인 2021년 4월 문제가 된 중소기업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면서 본격화했다.

▲초순수시스템 등 반도체 관련 첨단 산업기술 불법취득 및 국외유출 사건 수사결과. (서울중앙지검)
▲초순수시스템 등 반도체 관련 첨단 산업기술 불법취득 및 국외유출 사건 수사결과. (서울중앙지검)

아울러 검찰은 ‘반도체 파운드리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해 경쟁업체인 미국 인텔로 이직‧사용할 목적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정 관련 국가핵심기술 자료를 몰래 촬영한 핵심 연구원 1명을 구속기소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이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하는 핵심 사업이다.

반도체는 기판(웨이퍼)에 그리는 회로 선폭이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반도체 구동에 필요한 전력이 적다. 하나의 기판으로 보다 많은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어 생산 효율성도 개선된다. 세계적으로 삼성전자와 TSMC만이 초미세 공정으로 불리는 7nm 이하 공정으로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4nm에 이어 내년 3nm 상용화를 위한 경쟁에도 나선 상황이다. 7nm 이하 공정은 국가 차원의 전략기술로도 보호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국가경쟁력과 직결돼 있는 첨단 산업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문수사역량을 강화하고, 국가의 경제안보를 저해하는 기술유출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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