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주택 매매 가격의 하락세가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금리와 물가 등이 기대 심리에 영향을 미쳐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DI는 27일 '3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 초반까지는 높은 금리가 유지되면서 하방 압력이 점진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KDI는 "주택시장은 당분간 금리효과가 점진적으로 가격에 반영되면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후에는 금리 방향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금리 인상이 주택시장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내년 초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내년 하반기에는 물가나 금리의 방향이 주택구매 심리를 움직여 가격이 반등하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주택가격의 하락은 급격한 금리변동이 주요 원인인데, 경기 하방 압력과 인플레이션 하락 등에 따라 기준금리가 조정되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KDI는 "현재 주택시장은 매매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관망'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경기 하방 정도, 물가상승률 변동 폭에 따라 통화정책의 기조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 되면, 소득 둔화와 금리 인하의 길항작용이 펼쳐지면서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주택 매매·전세 가격은 전국적으로 전 분기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KDI는 "대내외 여건에 따라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 및 전세 가격 하락이 가시화됐다"며 "정책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유사한 폭으로 동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수도권의 매매 가격은 2분기(-0.05%)보다 하락 폭이 확대돼 1.19% 떨어졌고, 전세 가격의 하락 폭도 -0.09%에서 -1.20%로 커졌다.
반면, 월세 지수는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아직은 공급 대비 수요가 감소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 경기 하방압력이 확대되고 소득이 감소하면서 주거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감소할 수 있지만, 아직 공급 대비 임대 수요의 하락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KDI는 올해 주택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이 '금리 인상'이라고 봤다. 다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나타났던 수도권 위주의 장기침체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현재 주택시장의 전세/매매 가격 비율이 금융위기 전후보다 안정적"이라며 "매매 가격에 반영된 가격상승 기대감은 금융위기 직전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