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국내 최초 NICU 내 ‘가족 중심 치료’ 도입

입력 2022-10-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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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투르크대학병원에서 교육받아… 내년 1월 본격화

(사진제공=인하대병원)
(사진제공=인하대병원)

인하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내 ‘가족 중심 치료’ 프로세스를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달부터 일부 프로세스가 적용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2023년 1월 신설되는 가족실을 기반으로 가족 중심 치료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른둥이 등 고위험 신생아는 부모와 분리돼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의 케어를 받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신생아 중환자 관리에서 부모가 자녀와 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의료진과 적극적인 협력 치료를 하는 가족 중심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가족 중심 치료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아기들의 치료성적과 부모들의 정신적 안정을 향상한다고 알려져 있다. 중환자 치료와 관련된 입원 기간 단축과 이른둥이의 발달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와 의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이달 초부터 NICU 내 가족 중심 치료를 도입해 자유로운 부모 방문과 캥거루 케어, 아기 돌봄에의 참여라는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2023년 1월에는 가족실(single family room, SFR) 신설을 목표하고 있다. 더욱 효과적인 가족 중심 치료를 위해 현재의 NICU 공간 일부를 가족실 3개로 분리할 예정이다. 신설되는 가족실은 인큐베이터와 캥거루 케어를 위한 카우치, 신생아 전용 목욕 수전, 보호자용 침대 및 보호자 라운지 등 의료와 생활이 합쳐진 공간으로 마련된다.

가족 중심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의료진 중심의 치료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또 신생아와 부모 중심 프로세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필요한 기술 등을 선제적으로 익혀야 한다. 인하대병원은 가족 중심 치료에 대한 핀란드의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6월 투르쿠 대학병원과 계약을 맺고 의료진 교육을 진행했다. 같은 달 이주영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NICU 소속 간호사 2명, 임상전문 간호사 1명과 함께 투르크 대학병원에 가서 가족 중심 치료 모델을 직접 체험하고, 실제 의료현장에서 베드-사이드 티칭(bed-side teaching)을 수련하고 돌아왔다.

핀란드 투르크 대학병원은 가족 중심 치료 문화의 개발과 정착을 이끌며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다. 2009~2012년 ‘부모와의 긴밀한 협력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이후 10년간 꾸준히 핀란드 전국의 신생아 중환자실 및 유럽 주변국 의료진에게 교육·전파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구권뿐만 아니라 일본과 서아시아의 의료진들까지 교육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상황이다.

인하대병원 의료진들은 핀란드에서 귀국 후 정기적인 온라인 교육으로 기술을 익혔으며, 최근에는 투르크 대학병원에서 가족 중심 치료를 이끄는 Liisa Lehtonen, Sari Ahlqvist-Bjorkroth 두 교수가 한국을 방문해 인하대병원 NICU 의료진 대상의 교육을 나흘간 실시했다.

핀란드 교수진은 한국 방문 일정 중 19일 인하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가 주최한 ‘신생아 가족 중심 케어’ 온·오프라인 세미나에서 강연도 했다. 이 세미나에는 대한신생아학회와 신생아중환자실이나 신생아실을 운영하는 국내 의료기관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으며, 두 교수가 의학과 심리학을 기반으로 가족 중심 케어에 대한 강의를 하고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인하대병원은 국내 최초의 가족 중심 치료 프로세스 도입과 함께 이번 세미나와 같이 가족 중심 치료에 대한 최신 프로그램과 동향, 지식들을 지속해서 국내에 소개할 예정이다. 다양한 자료를 국문으로 번역하고 국내 의료 환경에 접목해 교육하는 등 문화 확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용훈 인하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가족 중심 치료는 이미 20년 넘게 이른둥이 발달을 도모한다는 효과가 증명돼 있다”며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이를 제대로 도입해 적용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꼼꼼히 준비해서 신생아와 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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