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구매하는 혁신제품의 구매목표를 달성한 기관이 3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제품 구매율이 기관평가에 반영됨에도 208개 기관은 제품을 전혀 구매하지 않았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관별 혁신제품 구매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혁신제품 구매목표제를 달성한 기관은 587개 기관 중 32%인 188개 기관에 불과했다.
371개 기관은 구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이 중 261개 기관은 구매목표의 20% 미만을 채우는 데에 그쳤다. 특히, 전체 기관 중 35.4%에 달하는 208개 기관은 혁신제품을 전혀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제품 구매목표제는 공공이 혁신제품을 선도적으로 구매해 민간의 기술혁신 성장을 지원하고자 도입된 제도다. 2020년에 기관별 물품구매액의 1%를 구매목표로 세웠고, 지난해에는 기관영역별로 물품구매액의 0.8~1.6%로 차등을 뒀다. 기관별 혁신제품 실 구매율은 0.5~2점까지 기관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기관 영역별로는 광역자치단체 17개 중에서 11개 지자체가 구매목표를 달성했지만, 공공기관은 370개 중에서 84개 기관만 구매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그쳤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169개 기관이 혁신제품을 전혀 구매하지 않았다. 지방공기업은 152개 중 절반인 77개 기관이, 48개 중앙부처 중에는 16개 기관만이 구매 목표를 채웠다.
구매 목표를 채운 기관이 적었지만, 실제 구매액은 목표치를 초과했다. 일부 기관에서 혁신제품을 많이 구매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혁신제품 구매목표제 적용대상 587개 기관의 총 구매목표액은 5476억5000만 원 수준이었고, 실제 구매액은 6222억9000만 원 정도로 구매 목표를 넘겼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목표액(25억6000만 원)을 크게 웃도는 91억8000만 원 수준의 혁신제품을 구매했고, 부산시도 목표액의 3배 수준인 약 171억1000만 원을 사들이는 등 구매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기관들이 있어서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혁신제품은 총 1176개 지정됐고, 이 중 구매제품 수는 41.1%인 483개 제품만 구매돼 인기 제품 위주로 구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혁신제품 지정을 시작한 2019년에 지정된 66개 제품 중 7개 제품은 아직도 구매 선택을 받지 못했다. 또한, 매년 혁신제품 지정 수가 늘어나면서 구매제품의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진선미 의원은 "민간의 기술혁신과 혁신성장을 지원하고자 도입된 혁신제품 구매목표제가 기관별 동참 의지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혁신제품을 지정한 지 4년이 지났고 큰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혁신제품 제도 전반에 대한 정책모니터링을 통해 시장경쟁력과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제품이 나타날 수 있는 여건과 토대가 갖춰졌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