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미국 채권시장...“연준 긴축 멈춰도 효과 제한적”

입력 2022-10-23 14:43 수정 2022-10-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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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미국채 금리, 12주 연속 상승
1984년 이후 최장 기간 오름세
연준 11월 4연속 ‘자이언트스텝’ 기정사실화 영향
“시장 취약해져 불안 계속될 것”

미국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 주간 0.2%포인트(p) 오르면서 12주 연속 상승한 4.22%를 기록했다. 이는 1984년 이후 가장 긴 오름세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4.2%를 넘은 것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그만큼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했다는 의미다.

미국 국채 금리의 연이은 상승세 배경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있다. 연준은 올해 다섯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 이 중 세 차례는 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거듭된 금리 인상에 채권 금리가 오르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0년 만의 최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속도 조절 기대감은 자취를 감추게 됐다.

연준 주요 인사들도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당분간 금리 인상을 이어가야 한다”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달 1~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4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여파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기에 대한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채권시장의 변동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데 있다.

자산운용사 콜롬비아스레드니들은 “연준은 예상보다 경기 흐름이 강할 경우에만 내년 정도에나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향후 6~12개월 사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변동성이 커지면 채권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는 곧 기업들의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한층 더 어려워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현재 국채시장의 유동성(채권거래의 용이성)이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악”이라면서 “충격파에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취약성이 커지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한다고 해도, 시장의 불안과 변동성을 잠재우는 데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티로우프라이스는 “연준이 긴축을 중단하면 변동성이 다소 줄어들 수는 있지만 2010년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랙록의 밥 밀러 북미 채권 투자 책임자는 “채권시장 변동성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1987년 이후 가장 높아졌다”면서 “시장이 가격 변동으로 인해 계속해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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