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스크 분산’...대만 TSMC, 일본 생산 확대 검토

입력 2022-10-20 14:29 수정 2022-10-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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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구마모토에 현재 공장 건설 중
시설 확충 시 첨단 반도체 양산 가능성
대만, 중국 무력통일 위협 우려해 해외 생산시설 확대

▲대만 신주에 있는 TSMC 본사에 회사 로고가 걸려 있다. 신주(대만)/AP뉴시스
▲대만 신주에 있는 TSMC 본사에 회사 로고가 걸려 있다. 신주(대만)/AP뉴시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일본 생산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이를 분산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TSMC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2024년 양산을 목표로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일본 정부가 수조 원의 보조금을 들여 TSMC 유치에 성공한 결과다.

한때 반도체 강자였던 일본은 미국의 견제와 미진한 투자 여파로 주도권을 뺏겼다. 최근 수급 불안으로 반도체 중요성이 커지자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부활을 꿈꾸며 세계 절대 강자 TSMC 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12월 일본 의회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52억 달러(약 7조4200억 원) 자금 지원안을 통과시켰다. 구마모토 공장에 투입되는 10조 원 이상의 건설비 가운데 일본 정부 보조금은 4조5000억 원에 달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TSMC가 규슈 공장을 확장할 경우 미세공정을 이용한 첨단 반도체가 생산될 가능성이 있다. 구마모토에 짓고 있는 공장에서 2024년부터 생산되는 반도체는 자동차나 센서 등에 사용되는 1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제품으로, 고성능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일본으로서는 생산 확대와 첨단 공정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대만은 일본 생산 확대를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 중국은 갈수록 대만 무력통일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악화일로다.

중국은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기간인 이날에도 대만 주변에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1대와 군함 2척을 띄우고 압박을 이어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대만 침공 시기를 예상보다 앞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길데이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침공 시기가 올해 또는 내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중머우 TSMC 창업자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TSMC는 전부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TSMC가 해외 생산시설 확대를 고려하는 요인이다. 미국은 반도체 패권을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공급망 재편에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유도하고 중국 투자를 막는 전략을 쓰고 있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도 2024년 양산을 목표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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