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략] 이중구조 개선 원·하청 손에…물량팀은 손도 못 댔다

입력 2022-10-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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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청 협약으로 다단계 하도급 개선방안 등 마련…정부는 인센티브 제공 등 보조적 역할만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 전문가 간담회'에서 근로조건 및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 전문가 간담회'에서 근로조건 및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고용노동부가 19일 내놓은 조선업 구조개선 대책의 핵심은 주요 조선사와 협력업체들이 참여하는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 체결이다. 원·하청기업이 적정 기성금, 원·하청 근로자 간 이익공유, 직무·숙련 중심 임금체계 확산, 다단계 하도급 구조개선 등을 위한 실천방안을 마련하도록 해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에서 불거진 원·하청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하겠단 계획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은 전날 사전브리핑에서 “이중구조 문제는 원·하청 노사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기존과 같이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나 재정 투입만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원·하청이 자율적으로 상생·연대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하고, 정부는 이행과 실천을 적극 지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실천협약에 참여한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보조적 역할에 그친다. 특히 물량팀으로 대표되는 재하도급 문제 해결도 원·하청에 떠넘겨졌다.

권 차관은 “물량팀처럼 재하도급을 금지하는 문제는 원청·하청, 여러 전문가로부터 의견이 있었다”며 “건설업처럼 재하도급을 금지하자는 의견도 분명히 있었고, 그걸 법으로 규제하자는 얘기도 있었는데, 우선 조선업의 특성이 건설업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량팀을 줄여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규제나 일시적으로 법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갖고 서로 간 방법을 찾아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적정 기성금과 이익공유 문제도 원·하청 간 이견이 커 실효성 있는 대안이 나오기 어렵다. 기성금에 대해선 정부가 개입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다.

권 차관은 “노무비 지급을 정해놓거나, 산정비율을 명시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는데, 조선업은 가격경쟁 중이기 때문에 기성금이나 모든 게 영업비밀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임금이나 이런 부분을 (관리)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성금을 영업이익에 연동하는 방법을 논의할 예정이고, 뒤에 노무비를 따로 에스크로 계좌를 통해 지급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천협약의 실효성 문제에 대해선 “‘일거에 왜 해결할 수 없느냐?’ 이렇게 기대가 높을 수도 있지만, 조선업 이중구조는 30년 된 문제고, 여기에 속해 있는 근로자가 굉장히 다수인 상황”이라며 “그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협약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협약 참여 기업에 숙련퇴직자 재고용 장려금, 기술전수수당, 계속고용장려금, 공동이용시설 개선비용 등 각종 장려금과 수당 등을 우대 지원할 방침이다.

남는 숙제는 근로자들의 직접 참여다. 권 차관은 “원청 노·사가 이해관계가 많이 다르고, 아직은 그 신뢰가 100% 구축되지는 않은 상태라서 원청·하청 간에도 논의하는 게 그렇게 쉬운 구조는 아니다”라며 “일단 원·하청이 모여서 논의를 한번 하고, 잘 되면 노·사도 들어와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과제들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빨리 모든 것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접근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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