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강화 혈안’ 시진핑, 경제지표 발표마저 미루고…“당 최고위직, 측근들로 채운다”

입력 2022-10-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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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GDP 등 이번 주 예정된 발표 무기한 연기
리창, 리시, 딩쉐샹 등 최측근 대거 상무위원 발탁 전망
지나친 인사 독점, 시진핑에 족쇄로 작용할 수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베이징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온통 자신의 권력 강화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이번 주 공개될 예정이었던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 세관 격인 해관총서도 14일로 예정됐던 9월 무역지표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연기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으며 당국은 새 발표 일정도 알리지 않았다. 당대회가 진행 중인 만큼 시 주석이 중국 안팎으로 민감한 지표 발표를 꺼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가운데 시 주석이 향후 최소 5년을 책임질 당 최고위직을 자신의 측근들로 모두 채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 소식통을 인용해 리창 상하이시 서기가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 서기는 시 주석이 2000년대 중반 저장성 서기로 있을 때 비서장으로 보필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리 서기는 연초 상하이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당시 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지탄받았다. WSJ는 “리 서기의 승진은 그의 놀라운 정치적 재기를 의미한다”며 “몇몇 전문가는 거듭된 봉쇄로 촉발된 온라인에서의 분노의 물결이 시민과 당국과의 물리적 충돌로 번진 탓에 그가 상무위원 자리를 놓쳤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리 서기가 7인의 상무위원에 포함된다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정해지는 차기 총리 유력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커창 현 총리는 내년 봄 은퇴할 예정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시 주석의 또 다른 측근인 리시 광둥성 서기는 당 최고 반부패 감시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차기 서기로 승진하고 상무위원에도 오를 전망이다. 리시 서기는 1980년대 리쯔치 당시 간쑤성 서기의 비서로 있으면서 시 주석과 인연을 맺게 됐다. 리쯔치가 시 주석 아버지인 시중쉰 전 부총리의 친한 동료였는데 리시는 그 인맥을 잘 활용한 셈이다.

리창, 리시와 함께 상무위원회 입성이 점쳐지는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은 내년 초 상무부총리로 임명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기운다. 딩 주임은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이다.

이들 모두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만큼 승진과 임명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반면 시 주석의 후계자 후보로 거론됐던 후춘화 부총리는 시 주석과 거리가 있는 터라 상무위원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편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시 주석이 최측근 임명을 강행할 경우 향후 국정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측근 임명이 자신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밀어붙이는 것을 쉽게 해주더라도 당에서 시 주석 측근들의 인사 독점을 견제하는 목소리들이 있는 만큼 정책이 실패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문서를 분석하는 인공지능(AI) 기업 빌비의 라이언 마누엘 상무는 “일이 잘못될 위험이 있으며 그렇게 되면 시 주석이 비난받을 위험은 훨씬 커진다”고 지적했다.

WSJ는 “시 주석은 5년 더 집권하는 것을 확신하는 듯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봉쇄 정책, 경제 대응과 관련해 커지는 국민의 불신은 시 주석의 권력을 견제하려는 잠재적 경쟁자들에게 측근 인사 독점 저지라는 카드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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