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모(42) 씨는 최근 고물가, 고금리에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며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 주 1회였던 외식 빈도를 2주에 한 번으로 줄였다. 다만 가족 외식은 프리미엄급으로 선택할 생각이다.
패밀리레스토랑 업계가 경기 침체에 대비해 점포수를 줄이고, 프리미엄 전략으로 새판 짜기에 나섰다.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지만, 횟수를 줄이더라도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17일 본지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은 253만 원으로 전년 동기(246만 원)에 비해 5.8% 늘었다. 하지만 세부 카테고리 지출이 모두 늘어난 것은 아니다. 식자재 가격 인상에도 식재료 값을 아끼는 이들이 늘면서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지출은 37만5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37만1000원)보다 1.8% 떨어졌다. 이에 비해 음식 및 숙박은 40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만3000원에 비해 9.2%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에 외출과 여행이 늘었고, 외식이 증가한 영향과 함께 한번 먹을 때 제대로 먹자는 심리가 반영됐다”고 풀이했다. 실제 최근 패밀리레스토랑 업계는 점포 수를 줄이는 등 고강도 다이어트를 이어가는 동시에 가격대를 높이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경기 위축에 대비하고 있다.
BHC가 운영하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백화점과 아웃렛 등 대형 쇼핑몰 입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김해 신세계점에 문을 열었고, 8월에는 광명AK점과 왕십리역사점을 오픈했다. 이어 9월에는 동부산롯데아울렛점과 천안아산신세계점을, 10월에는 시흥신세계아울렛점을 문 열었다.
이 결과 지난해 11월 BHC가 아웃백을 인수할 당시 점포 수는 118개였지만, 올해 상반기 130여 개까지 덩치를 불렸다가 현재는 126개로 되레 줄었다. 여기에는 일반매장 83개와 딜리버리 전용 43개가 포함된다.
배달도 강화했다. 현재 딜리버리 전용 점포는 43개지만, 일반 점포까지 합치면 101개 점포에서 배달이 가능하다. 이달 초에는 딜러버리 세트 메뉴 5종과 프리미엄 런치박스를 내놓는 등 배달 메뉴도 강화하고 있다. BHC 관계자는 “유동 인구가 많은 쇼핑몰 중심 전략”이라면서 “겹치는 매장은 줄이고, 새로운 매장은 몰 중심으로 오픈하는 리로케이션 전략을 실행 중”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오리지널 점포를 줄이고, 가격대가 높은 특화 점포를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19년만 해도 41개던 전체 점포 수는 최근 27개로 줄였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체의 70%에 달했던 특화 매장은 89%로 높아졌다. 빕스의 특화 점포는 특급 호텔을 연상 시키는 프리미어 매장과 트렌디한 이미지를 높인 테이스트업 플러스로 나뉜다. 오리지날 점포는 주말 가격이 3만7900원인데 반해 프리미어와 테이스트업 플러스는 4만900원으로 이보다 높다.
레스토랑 간편식(RMR)에도 공들이고 있다. 올해 5월 ‘1997 스테이크’ 등 베스트 메뉴를 밀키트로 선보였고, 추석을 맞이해서는 스테이크 선물세트 3종도 내놨다. 지난달에는 남해마늘을 활용한 ‘빕스 갈릭 버터 스테이크’와 ‘빕스 쉬림프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등 밀키트 2종을 출시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애슐리도 점포 수를 줄이고 고급화에 한창이다. 코로나 이전 만해도 140여 개 던 점포 수는 현재 60개로 쪼그라들었다. 세분화됐던 등급도 모두 고급 라인으로 통일시켰다. 기존 애슐리 클래식과 애슐리 더블유 등은 모두 프리미엄 라인인 애슐리퀸즈로 전환했다. 현재는 모두 주말 메뉴 2만7900원인 퀸즈 등급만 운영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퀸즈로 통합하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새로운 뷔페를 보여줄 것”이라며 “다만,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