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에도 국내 증시 충격 없었다…코스피 2200선 회복

입력 2022-10-12 16:12 수정 2022-10-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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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폭과대 인식 속 매수세 유입
금통위 내용 비둘기적 해석 시장금리 하락전환
거래소·금투협, 증권시장 안정화 대책 긴급회의
“증안펀드 투입 준비 조치 만전”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국내 증시가 한국은행의 역대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도 반등에 성공하며 2200선을 회복했다. 9월 들어 겪은 주가 조정에 금리인상 이슈가 선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낙폭 과대 인식 속 반등 시도…시장금리는 하락 전환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7%(10.40포인트) 오른 2202.47에 마감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올리며 금리 인상 이슈 재료가 소멸하자 코스피지수는 이틀 만에 다시 2200선을 회복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471억 원, 1051억 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20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피 시장에서 9월 2조1240억 원어치 팔며 3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던 외국인은 10월 들어 순매수로 다시 전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전 거래일 대비 0.90% 상승)와 SK하이닉스(2.66%) 등 반도체 업종의 주가 반등이 두드러졌다.

국내 증시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일정을 소화하며 자세를 낮췄다. 코스피는 전날 기준 2192.07로 올해 들어 27% 하락하며 2200을 밑돌았다. 지난달 30일에는 2134.77까지 밀리기도 했다. 연휴 기간 미반영된 대외악재(미국 고용 호조에 따른 연준 긴축,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등)를 일시에 반영하면서 급락했던 증시는 낙폭과대 인식 속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을 시도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했지만, 시장금리는 하락했다. 국고채 3년 물(연 4.107%)은 이날 0.2%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매파적인 성향이 유지된 듯 보이나, 금통위 내용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게 만들면서 시장금리가 하락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인상의 소수의견이 2명이라는 점과 시장 최종 기준 금리 기대가 3.5%라는 질문에 다수 금통위원도 3.5% 수준으로 생각한다는 발언이 핵심으로 작용했다”라고 해석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종금리가 3.50%라면, 국고 3년은 4.10%가 적정 레벨이라 판단한다”라고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12일 오전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12일 오전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뉴시스

국내 증시는 빅스텝에도 침착했지만, 관건은 향후 움직임이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여전한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광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원자잿값 인상 등 대외 변수로 투자심리도 약화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11월 0.75%포인트 인상 단행을 예상하면, 현재 0.25%포인트로 축소된 한미 금리차는 1.00%포인트로 확대될 수 있다”며 “2명의 소수의견 출현에도 11월 금통위에서도 0.50%포인트 연속 인상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거래소·금투협, 기관에 과매도 추세 완화 역할 요청

빅스텝이 발표된 이날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증권시장 안정화 대책을 논의했다. 최근 악화된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투자심리 안정을 위한 유관기관별 역할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한국거래소는 최근의 과매도 추세 완화를 위한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역할을 협회에 요청하고, 정부의 자사주 취득 한도 확대 연장 조치를 상장회사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아울러 증안펀드 투입과 관련 필요한 준비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12일 서울사옥 회의실에서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최근 악화된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투자심리 안정을 위한 유관기관별 역할을 점검하기 위하여 증권시장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있다.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12일 서울사옥 회의실에서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최근 악화된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투자심리 안정을 위한 유관기관별 역할을 점검하기 위하여 증권시장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또 최근 주가 하락세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불법 공매도 등 불공정거래 의심거래는 신속하게 적발해 관계기관 통보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금통위의 빅스텝 단행 등 우리 증시를 둘러싼 녹록지 않은 대내외 환경으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장기투자 활성화 등 중장기 수급안정 과제들이 조속히 실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시장동향 점검 및 신속한 대응을 위해 업계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시장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연계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는 등 불안심리 확산방지에 주력할 계획이다.

나재철 금투협 회장은 “우리 증시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증시 수급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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