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국조선해양…주주 저지 성공할까

입력 2022-10-10 13:50 수정 2022-10-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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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풍산 이어 한국조선해양 주주도 분할 반대
현대삼호 IPO까지 시간 남았지만 K-주주 운동 흐름 이어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LNG선(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LNG선(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K-주주 운동’의 불길이 한국조선해양으로 옮겨붙었다. 물적분할 결정을 뒤집은 DB하이텍과 풍산에 이은 것이다. 한국조선해양 일반 주주들은 사 측이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소액 주주 연대는 지난달 회사에 입장문을 전달하면서 주주 명부 열람과 주주 간담회를 요청했다. 회사가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현대삼호)을 상장하겠다고 밝히자 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올해 초 한국조선해양은 연내에 현대삼호를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부터 5년 뒤 상장을 조건으로 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데 따른 것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올해 안에 상장해야 하지만, 연초 기업공개(IPO) 활기가 꺼진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한국조선해양과 IMM PE는 상장 시점을 최장 2년간 미루기로 했다.

현대삼호의 IPO까지는 시간이 남은 상황이지만, 주주들은 한국조선해양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도 분할 후 상장했는데, 현대삼호까지 상장하면 한국조선해양은 실속 없는 중간 지주사로 전락하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의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은 4조1886억 원이었는데, 이 중 현대중공업이 2조1662억 원, 현대삼호가 1조816억 원이었다. 한국조선해양의 매출 중 77.53%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에서 기인한 것이다.

여기에 주주 운동으로 DB하이텍과 풍산이 기존의 결정을 철회하면서 한국조선해양 주주들은 이 움직임을 이어가야 힘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DB 첨단기술은 반도체 설계 사업부를 분사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분사 검토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공시하면서 물적분할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후 주주들이 ‘소액 주주 연대’라는 비영리 법인을 설립하고 주주 명부 열람과 등사를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DB하이텍은 지난달 26일 “현재 진행 중인 분사 작업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풍산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풍산의 분할은 공시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달 7일 풍산은 방산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 회사인 ‘풍산 디펜스’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DB하이텍보다 분할의 방식이 구체적이었다. 풍산이 밝힌 기일은 오는 12월이었기 때문에 주주들은 더 발 빠르게 움직였다.

DB하이텍과 마찬가지로 비영리 법인을 설립하고 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지분 모으기 시작했다. 이들이 약 3%를 모은 시점에 풍산은 “반대 주주 및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신중히 검토한 결과 주주총회 특별결의 가결 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졌다”며 분할 절차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한편 지난 5일 기준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은 분할에 반대하는 주주가 186명 모였으며 이들의 지분은 0.534%다. 이들은 사 측이 간담회와 주주 명부 열람을 거절할 경우 주주 명부 열람 등사 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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