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주거지역 공격
핵 위협 둘러싼 긴장도 고조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이날 텔레그램에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건 조사를 맡은 조사위원회 위원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대교 폭발을 기획한 자들과 감행한 자들, 배후에서 지원한 자들은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라며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러시아의 주요 민간 인프라를 파괴하려는 테러행위”라고 비난했다.
크림대교는 2014년 이래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19km 길이의 다리로, 2018년 개통됐다. 8일 새벽 이 다리의 자동차 통행 부분에서 트럭 폭탄이 터지고 옆의 철로를 지나던 화물열차의 유조차들에 불이 붙어 다리 일부가 파괴됐으며 3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이나 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해당 폭발에 대해 “이번 사건은 시작이다. 불법적인 것은 모두 파괴돼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우크라이나 우체국은 기념 우표를 발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10일 안보회의를 열 예정이다. 안보회의 소집 이유나 의제는 즉각 공개되지 않았으나, 크림대교 폭발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 조치 등이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안보회의 소집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크렘린이 공개한 푸틴의 최근 일정을 보면 대체로 1∼2주에 한 차례 안보회의가 열리고 있으며, 최근에 소집된 것은 약 2주 전이다. 당시에는 9월 21일 내려진 예비군 부분 동원령에 따른 조치가 논의됐다.
러시아군은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의 주거지역을 미사일로 공격해 20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러시아 강경파들은 우크라이나 민간 인프라에 보복 공격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전술 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최근 사태를 ‘아마겟돈(인류 최후 대전쟁)’에 빗대 러시아의 핵 위협을 둘러싼 긴장을 한층 고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