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하겠지만 올 370억달러 흑자전망 달성 어려울 듯
정부 체질개선하겠다는 방침이나 돌파구 보이지 않는다는 점 우려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부진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적자가 만성화하진 않겠지만 상당기간 고전이 불가피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더 큰 문제는 당분간 뾰족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국제수지 잠정’ 자료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올 4월 이후 첫 적자이며, 2020년 4월(-40억2000만달러) 이래 최대 적자폭이다. 통상 4월은 배당금 지급에 따른 계절적요인이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를 빼면 사실상 2012년 2월(-25억8000만달러) 이후 첫 적자를 본 셈이다.
같은기간 무역수지가 94억8700만달러 적자로 역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값 상승 등에 따른 가격요인에다, 수입물량이 증가한 때문이다.
한은은 9월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10월부터는 월별 변동성이 커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적자 가능성을 예고했다. 9월 무역수지 적자폭이 37억7000만달러로 크게 축소됐지만, 이후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다는게 그 이유다.
이에 따라 한은은 8월에 전망했던 올 37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8월 전망 당시에도 기존 500억달러 흑자 전망을 하향수정한 바 있다. 김민식 한은 국제무역팀장은 “11월 수정전망 발표가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 수치를 말하긴 쉽지 않지만 (370억달러 흑자 달성) 전망의 하방요인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정부는 범부처 역량을 결집해 경상수지의 구조적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이날 정부는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고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 등 기존에 발표한 6건의 대책 외에도 조선,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주요 6개 수출업종 경쟁력 강화 전략을 포함한 18건의 신규대책을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마련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반면, 전문가들은 당장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평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수출을 신경써야 하는데 (정부가) 할 수 있을까 싶다”고 전했다. 안동현 교수도 “현재 정부정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인플레 다음에는 경기침체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기간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단기적으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교훈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경제 블록화, 자원의 무기화에 대해 현재는 민간 기업들이 알아서하라는 분위기다.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