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안펀드 10월 중순 조성되나 투입 시기는 미정
증안펀드 투입 시점이 투자 적기라는 관측도
“투자자들은 증안펀드 투입 시기에 맞춰서 매수하는 게 유리하죠”
증시 구원투수로 나설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의 투입 시기가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5일 증안펀드에 출자하는 한 기관 관계자는 위같이 말하며 “증안펀드가 현재까지 투입되지 않는 건 (펀드 조성자들이) 우리 증시가 발목이 아닌 무릎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운용 시) 손해를 내지 않기 위해서 (투자관리위원회 등이) 적절한 시기를 고려할 것”이라며 “증안펀드가 투입될 때가 바로 발목일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순 증안펀드를 조성할 계획으로 이와 관련해 현재 실무 협의 중이다. 증안펀드란 주가가 짧은 기간에 급격히 떨어질 때 추가적인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 투입하는 현금을 말한다.
현재 논의 중인 증안펀드 규모는 10조 원 수준으로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의 0.57%다. 이 규모는 2020년 코로나19 당시 조성했던 규모와 비슷하다. 당시 5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NH금융지주)와 18개 금융회사가 10조 원을,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원 등 유관기관이 7600억 원을 내놨다.
금융당국의 증안펀드까지 고려하는 이유는 주가 급락 때문이다. 지난해 말 3000포인트(p)였던 코스피가 지난달 말 2년 2개월 만에 2100p대로 떨어지는 등 글로벌 긴축의 충격을 그대로 흡수했다. 이는 다른 나라들보다도 심한 수준이다. 주요 주식 시장 지수의 연초 대비 하락률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7.15%, 35.83%로 최고 수준이다. 이 외 니케이225 지수 9.09%,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8.45%, 홍콩 항셍지수 25.36%, 대만 가권지수 26.09% 등을 기록했다.
증안펀드가 집행된 시기는 △1990년 5월(3저 호황 붕괴) △2003년 2월(신용카드 사태) △2008년 1월(글로벌 금융위기) 등 3번이다. 1990년 기금은 그해 9월부터 말까지 증시를 23% 상승시켰다. 수익률도 높다. 2003년 조성된 기금은 수익률 30%, 2008년 기금은 57.5%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증안펀드 투입 시점이 투자 적기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한편 증안펀드의 투자 대상은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 펀드 등이다. 증안펀드의 전반적인 운용은 증안펀드 투자관리위원회 담당으로, 강신우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이 위원장으로 이끌 예정이다. 이 외에도 KDB산업은행과 복수의 증권사 인사들이 투자관리위원에 이름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