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북한에 쏜 미사일, 강릉 한복판에 ‘뚝’…체면 구긴 ‘K-방산’

입력 2022-10-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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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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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강원도 공군 제18전투비행단(18비) 인근에서 원인 불명의 폭발사고로 주민들이 밤새 공포에 떨었다. 불안한 주민들은 혹시 모를 화재나 군부대 훈련이 있나 확인했지만, 몇 시간이고 별다른 소식이 나오지 않았다.

주민들의 잠을 깨운 것은 군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한 사격이었다. 사격 중 미사일이 낙탄하면서, 예상을 넘은 섬광과 굉음이 일었다. 낙탄 사고로 주민들의 혼란에 빠졌고, 올해 연간 수출액이 200억 달러까지 추정되던 ‘K-방산’ 자존심도 구겨졌다.

한밤중 공포에 휩싸인 강릉 시민들

5일 새벽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릉 폭발 사고’라는 주제의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전일 오후 11시 강릉시 일대에서 폭발과 수차례의 굉음이 들렸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 사용자는 “미사일 오발, 공군부대 훈련 중 사고 등이 있겠지만, 공군본부 측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영상을 보면 지상에서 번쩍이는 불빛이 상공을 떠난 뒤 몇 초 후 폭발음과 함께 밝은 빛과 연기가 피어오른다. 아직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고, 강한 섬광과 굉음에 놀란 강릉지역 주민의 문의가 관공서와 언론에 쇄도했다. 그러나 군은 훈련이라는 안내조차 없어 밤새 혼란이 이어졌다.

▲한미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모습.(사진제공=합동참모본부)
▲한미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모습.(사진제공=합동참모본부)

군 당국 “북 대응 사격 중 일부 실패”

주민들의 신고가 전국에 퍼진 아침 이후에야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번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에서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에이태큼스(ATACMS) 2발씩 모두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가상표적을 정밀타격했다. 이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전력의 대응 능력을 보여준 것이었다.

합참은 “북한이 어떠한 장소에서 도발하더라도 상시 감시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도발 원점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상시 압도적인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우리 군과 미군의 북한 미사일 도발 대응 사격은 이번이 4번째다. 한미는 3월, 5월, 6월에 대응 사격으로 타격용 14발(한국 측 12발, 미국 측 2발)을 쐈다.

그런데 새벽 1시께 실시한 연합 대응 사격에서 군은 ‘현무-2’ 탄도미사일도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 후 기지 내로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은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방산 수출 200억 달러 시대 오점으로

사고가 난 ‘현무-2’는 사거리가 300㎞의 신형 탄도 미사일로, 한국군 최고의 비밀무기로 통한다. ‘K-방산’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현무-2의 낙탄으로 잘 나가던 국내 방위산업 업체들의 이미지 타격이 우려된다.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올해 들어 이미 100억 달러(14조4000억 원)를 돌파하며 기존 연간 수출액 최고 기록(70억 달러)을 넘어섰다. 특히 연말까지 200억 달러(약 28조8000억 원)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었다.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글로벌 방산수출 빅4 진입을 위한 K-방산 수출지원제도 분석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연초 목표로 잡혔던 방산 수출 150억 달러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연말까지 호주, 말레이시아, 노르웨이 등과 무기 수출계약에 성공할 경우 올해 방산 수출액은 20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추진 중인 주요 무기 수출 건은 호주 레드백 장갑차(50억~75억 달러), 말레이시아 FA-50 경공격기(7억 달러), 노르웨이 K-2 전차(17억 달러), 이집트 K-2 전차·FA-50 경공격기(40억~55억 달러), 콜롬비아 FA-50 경공격기(1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천궁-2·호위함·복합대공화기 ‘비호복합’(60억 달러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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