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증시에 글로벌 긴축의 후폭풍이 불어 닥쳤다. 코스피는 장중 2200선이 붕괴돼 연중 최저치를 찍었고, 투자자들의 패닉셀링이 이어졌다. 다만 외국인들은 폭락장 속에도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을 순매수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미국의 금리 인상 발표일인 지난달 22일(한국시각)부터 30까지 약 일주일간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62억 원)를 가장 많이 쓸어 담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재차 고조되면서 방산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외국인들의 매수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외국인은 태양광 관련주 한화솔루션(4위·426억 원)에 이어 원전주 두산에너빌리티(6위·329억 원), 방산주 현대로템(11위·216억 원)에서 순매수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개미들에게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211억 원, 729억 원어치 팔아 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이들 종목의 수익률은 시들한 상황이다. 이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6.67%, 한화솔루션은 -4.36%, 두산에너빌리티는 -17.39%, 현대로템은 -12.31% 하락했다. 4종목의 평균 등락률(-12.68%)은 같은 기간 코스피 종목 평균 등락률(-10.05%)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도 ‘주도주’로 급부상하며 강세를 보였던 ‘태조이방원’의 상승 폭이 최근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태조이방원’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논리로 인해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시대적 특징이 만들어 낸 수혜주”라면서 “주가가 영원히 오를 수는 없을 것이며, 새로운 주도주를 만들어 낼 힌트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태조이방원’ 종목을 더 확장해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 참여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 발생 가능성을 예상하는 것보다 시장이 현재 반영하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찾아 투자기회로 삼는 것”이라면서 “최근 안보에 대한 개념이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전통적인 방위와 관련된 안보에서 사이버 보안, 바이오 안보를 비롯한 기술 안보 등으로 안보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며 관련 종목으로 시각을 넓힐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