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보우소나루, 숨은 표심에 43%대 득표율 기록
30일 결선 투표 접전 예상
브라질 대통령 선거(1차)에서 좌파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76) 전 대통령이 예상 밖 접전 끝에 현직 대통령인 우파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을 힘겹게 눌렀다. 다만 당선에 필요한 유효투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브라질 선거 당국은 개표율 98%를 기록한 가운데 룰라 전 대통령이 48.0%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경쟁자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3.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총 11명의 후보 중 나머지 9명 후보 득표율은 모두 합쳐 8%대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1차 투표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유효 투표수의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한 데다, 두 사람 모두 40%대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30일로 예정된 결선투표 역시 치열한 접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3년부터 8년간 대통령을 지낸 룰라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각종 빈곤대책을 펼쳤던 터라 저소득층에서 인기가 높다. 이번 대선에서도 사회복지 정책의 확충과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룰라 전 대통령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두 자릿수 이상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시종 1위를 기록해왔다. 특히 선거일을 1주일여 앞두고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5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거나 과반 득표까지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 초반의 지지율을 보였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0% 중반대의 득표율을 기록해, 보수 성향 유권자의 ‘숨은 표심’이 있었음을 보여줬다.
군인 출신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기독교를 포함한 보수파와 부유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특히 2019년 정권 출범 이후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경제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대응책은 비판받는 대목이다. 브라질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68만 명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오는 30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두 후보는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한 나머지 9명 후보 지지층을 상대로 적극적인 표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차기 대통령은 2023년 1월 1일에 취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