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림세가 본격화하면서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245건으로 전체 거래량(2739건) 8.9%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들어 전월(7월·7.2%)보다는 다소 높지만, 전체 건수(337건)는 줄어든 규모다. 2019년 이후 8월 증여 비중으로도 가장 낮다.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올해 1월 10.2%에서 보유세 부과(6월 1일 기준)를 앞둔 4월과 5월에는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다주택자들이 증여로 몰리며 각각 23.1%, 17.2%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후 6월에는 11.2%로 다소 떨어졌다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한 빅스텝을 밟은 7월 이후부터 증여 비중이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증여 비중 감소는 최근 가파른 대출 금리 인상으로 자녀 등이 집을 증여받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데다 집값 내림세가 뚜렷해지면서 증여로 발생하는 세 부담을 줄이려고 관망하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남구 아파트 증여 비중은 지난 7월 13.8%였으나 8월에는 10.7%로 감소했다. 8월 거래된 278건 가운데 28건이 증여였다. 서초구 아파트도 8월 증여 비중이 4.1%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영등포구는 8월 증여 건수가 단 1건도 없었고, 동작구는 2.1%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최근 실거래 가격이 급락한 지역에선 오히려 증여가 늘었다. 극심한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집을 매도하려 해도 거래가 체결되지 않으니, 증여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거래가가 떨어지면서 증여 거래 가격도 예전보다 낮게 신고할 수 있어 이 같은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송파구에서는 리센츠와 엘스 등 대규모 단지에서 고점 대비 6억∼7억 원 이상 떨어진 거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송파구 아파트의 8월 증여 비중은 19.6%로 4월(45.0%)보다는 낮지만 6월(15.4%)과 8월(4.1%)보다 증가했다. 노원구의 아파트 증여 비중도 7월 15.2%에서 8월 33.8%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