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30일 증시가 하락 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발 매수 심리와 경기 침체가 충돌하면서 종목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코스피는 1% 내외 하락 출발을 예상한다. 전일 한국 증시는 영국 BOE의 국채 매입 등 긴급 정책 발표로 미 증시가 최근 하락을 뒤로하고 큰 폭으로 강세를 보이자 상승 출발했다. 특히 달러 약세에 따른 달러/원 환율 하락 즉 원화 강세에 기반해 외국인의 순매수가 유입되며 견고한 모습이다.
이 가운데 미 증시가 달러 약세 등에도 불구하고 일부 개별 기업들의 악재성 재료를 통해 경기 침체 이슈가 부각되며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PC 산업 둔화를 이유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29% 하락한 점은 부담이다.
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했으나 외환, 채권, 상품 시장이 안정을 보인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월말, 분기 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미국 주식시장의 큰 폭 하락을 야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 마감 후 실적으르 발표한 마이크론이 기업 이익은 개선됐으나 매출과 가이던스가 예상을 하회했다. 다만 최근 하락으로 많은 부분이 반영됐다는 점이 부각되며 보합권 등락을 보인 점도 긍정적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식량 자급률과 에너지 자급률이 낮고, 가공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따라서 주요 교역파트너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따라서 미·중 갈등 심화는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중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IPEF(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QUAD(일본·미국·인도·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 미국·일본·한국·대만 간 반도체 동맹(Chip 4 Alliance),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와 과학 법은 모두 반 중 정책 스탠스에 입각한 정책이다.
매출 익스포저가 아닌 공급망 익스포저가 핵심 위험 요인이 될 것이다. 미·중 갈등이 교역에서 첨단기술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은, 미·중 갈등에 따른 위험에 노출되는 기업들의 양상이 달라질 것임을 의미한다. 트럼프 정부 시기에 미·중 갈등의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된 대상은 대중국 매출 익스포저가 높은 기업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미·중 갈등의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되는 대상은 가치사슬 상 대중국 공급망 익스포저가 높은 기업들이 될 전망이다.
또 AI/자동화,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우주개발, 방위산업 분야가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글로벌 공급 가치사슬(GVC)은 미국 공급 가치사슬(AVC), 중국 공급 가치사슬(CVC), 기타 공급 가치사슬(OVC)로 분절될 것이다. 이는 전반적인 생산비용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 글로벌 권역화에 따른 교역량 감소, 국가 간 정치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