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진행되는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 참석차 출국했다. 한 총리는 조문외교를 통해 한·일 관계 개선의 의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떠난 한 총리는 이틀간 ‘조문 외교’를 위해 방일한 각국의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하고, 일본 재계 인사들과도 접촉한다.
우선 한 총리는 한국 정부 대표 조문단 단장 자격으로 일본을 찾는다. 조문단 부단장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국회부의장)이며, 단원은 윤덕민 주일대사와 유흥수 한일친선협회 중앙회 회장(전 주일대사) 등으로 꾸렸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29일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으로 이에 앞서 일본에서 한 총리와 만나 회담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한 총리는 회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첫 방한을 환영한다는 뜻을 전하고,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의 긴밀한 협의를 당부할 예정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 등 현안 거론 가능성도 있다.
이후 한 총리는 오후 2~5시 무도관에서 진행되는 아베 전 총리 국장에 참석한다. 국장이 끝나면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주최하는 환영 연회(리셉션)에 참석해 기시다 총리와 짧은 환담을 하고, 아베 전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와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저녁엔 주일본 대사관저에서 동포 대표들을 초청한 만찬이 계획됐다.
국장 다음 날인 28일 오전엔 한 총리와 기시다 총리의 정식 면담이 이뤄진다. 이 자리에서 한 총리는 한일관계 복원과 개선을 원하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이달 23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시다 총리와 면담에서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요 사안을 협상하거나 하는 건 아닐 것 같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는 “일본과 한국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등 중요가치에 있어서 생각을 같이 가는 이웃 나라기 때문에, 우리 안보에도 중요하고 경제에도 중요한 국가로서 미래에도 좋은 관계를 하면 좋겠다 정도 메시지 전달하는 것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니콜라에 치우카 루마니와 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일본 총리와도 면담하며 방일 기간에는 일본 정계 인사, 경제인과 각각 다자 간담회도 진행한다.
총리실은 “한 총리는 일본 정계 인사와 만남, 스가 전 총리와 면담 등에서 우리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설명하고 일본 정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한 총리는 경제인과의 만남에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을 실어달라고도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