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일론 머스크의 말실수 혹은 사실 왜곡

입력 2022-09-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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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일론 머스크는 최근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서 자신이 운영하는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 엑스’를 소개했다. 그 자리에서 우주선을 제작하는 재료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특허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실제로 특허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특허는 타인의 혁신을 방해하는 차단장치일 뿐이라면서 마치 전쟁터의 지뢰 같은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암호화폐(가상자산)와 관련된 설화로 역시 자신이 경영하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도록 하는가 하면 일방적으로 파기한 트위터 인수합의 이행 문제로도 거액의 소송을 진행 중인 일론 머스크는, 실제로 2014년에 테슬라의 특허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기도 했다. 선의로 테슬라의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지는 않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테슬라의 진정한 경쟁 대상이 소규모에 불과한 다른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화석연료 차량회사라는 사실을 함께 언급해서, 테슬라의 특허개방이 전기차의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한 시도임을 드러내었다.

그렇다면 발사체와 위성체 사업을 주로 하는 스페이스 엑스는 실제로 특허를 보유하지 않고 있을까?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스페이스 엑스가 보유한 특허는 49건으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소형 발사체 사업을 하는 ‘로켓 랩’이라는 회사의 특허가 11건임을 보면 적은 수라고 할 수도 없다. 테슬라의 특허를 살펴보면 군수용에 쓰일 수 있는 로켓 관련 기술은 거의 없고 민간 부문에 응용될 수 있는 통신용 안테나 기술과 배터리 기술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우주산업에 사용되는 복잡한 반도체는 초정밀 주문반도체 제작이 가능한 TSMC가 있는 대만에만, 정말 안테나 장치는 정밀 기계가공이 가능한 독일에만 전략적으로 출원하고 있다.

사실 로켓기술은 군사기술로 분류되어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밀로 취급하거나 특허를 허용하지 않으므로 실제 특허의 의미가 없기도 하다. 방송에서 질문한 우주선용의 새로운 재료가 만약 있다 해도 스텔스기의 재료처럼 역시 군사기술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논란을 일으킨 다른 발언과 마찬가지로 머스크의 특허 발언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말실수이거나 사실 왜곡에 가깝다.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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