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재학 중 대입에 재도전하는 ‘반수생’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대학생의 중도탈락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SKY'에서도 이어져 이 세 학교를 떠난 학생이 1971명에 달했다.
입시업계는 '코로나19'로 대학 수업과 학생활동이 비대면으로 이뤄져 학교에 애착이 크지 않은 반면, 수능 등 대입을 다시 준비하기 좋은 여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종로학원이 대학정보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227개 4년제 대학교(일반대·교대·산업대)의 중도탈락생은 9만7326명으로, 재적학생 대비 중도탈락률은 4.9%로 나타났다. 전년도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수치이고, 이는 2008년 대학알리미 첫 공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도탈락은 자퇴, 미등록, 미복학, 학사경고, 수업연한 초과 등으로 대학을 그만두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SKY' 대학도 역대 가장 높은 중도탈락률을 기록했다. 서울대는 405명(1.9%), 연세대 700명(2.6%), 고려대 866명(3.2%)이 지난해 중도탈락했다. 서울 소재 15개 대학으로 대상을 확대해도 중도탈락률은 전년(2.9%)보다 높은 3.1%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에 다니면서 재수를 하는 이른바 '반수'가 늘었기 때문에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대학에서도 중도탈락이 늘어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상위권 대학 학생들은 의약학 계열 진학을 위해 반수를 하고, 상위권 대학에서는 최상위권 대학으로 가기 위한 반수가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에서 가장 중도탈락이 많은 전공은 모두 공과대학이었다. 이어 생명과학과 관련된 전공, 자연과학대학(이과대학)에서 이탈이 많았다. 최상위 대학 이과 학생들이 의대를 노리고 반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역 대학에서도 중도탈락률이 심각한 곳이 적지 않다. 227개 대학 중 27곳이 중도탈락률 10%를 넘었다. 이중 수도권은 5곳뿐이고 나머지 22곳은 비수도권 대학이다. 지방거점국립대도 중도탈락률이 높아졌다. 9개 거점국립대의 중도탈락률은 2020년 3.7%에서 2021년 4.3%로 올랐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수업이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면서 학교에 대한 친밀감은 떨어지는 데 반해 비대면 출석 등으로 수능에 재도전하기 위한 여건은 좋아진 것이 반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