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영국 홀대론 반박…“교통혼잡 고려, 최고위급 차량 제공”

"의전버스, 250여개 국가 정상들이 탔는데 외교 홀대라고 대접해 달라 해야 하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18~19일(현지시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 과정에서 홀대를 받았다는 논란에 즉각 대응했다.

먼저 영국 런던 도착 첫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에 참배하고 조문록을 작성키로 했던 애초 일정이 조정된 데 대해 ‘교통 혼잡’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조문을 거절당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18일) 이른 오후까지 도착했던 정상들은 조문을 할 수 없었고 런던의 여러 복합적인 상황으로 인해 오늘(19일) 조문록 작성이 안내가 됐다. 윤 대통령의 어제 일정에 영국 왕실 차원에서 예우해 시간을 조정해주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수석은 이어 “영국 신임 총리가 한영 양자회담을 희망했으나 저희의 도착 시간 관계로 앞으로 시간을 조율해 만나자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영국의 홀대가 아닌 늦은 도착 시간과 교통 혼잡으로 인해 곤란한 상황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어제(18일) 일제히 상당수의 정상들이 오셨기 때문에 이른 오후 이후에 오신 분들에 대해선 교통이 혼잡해 원활한 안내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영국 왕실에서 (이튿날 조문록 작성을) 이야기했던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뒤 조문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찰스 3세 영국 국왕 주최 리셉션 이동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용 방탄 리무진 비스트를 이용한 것과 달리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의전버스를 이용해 홀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영국 왕실이 공항에서 영접하며 최고위급에게 제공하는 차량을 배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수석은 “정부 대표 2명과 왕실 대표 1명이 공항에서 영접했고 차량도 자체 준비 원칙과 달리 윤 대통령 내외에겐 왕실 차원에서 총리가 함께했던 차량을 제공했고 경호 인력을 추가 배정해 안전하고 확실한 이동경로를 뒷받침했다”며 “컨보이(호위)가 4~5대가 붙었는데 (다른 정상들에겐) 사이드카가 이 정도로 배치되지 않았다. (교통 혼잡으로) 리셉션에 도착하기 어려운 상황에 공항에 착륙해서 원활한 이동을 도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내외가 탑승한 재규어는 영국 최고위급에 제공되는 차량으로, 윤 대통령이 영국을 떠날 때까지 이용하도록 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리셉션장까지는 의전버스를 이용한 것에 관해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버스를 타기 전 모든 국왕과 정상들이 대기하는 장소까지 제공받은 차량을 타고 간 후 버스를 탔다”며 “전 세계 국왕 부부와 250여개 국가 정상들이 함께 (버스로) 이동했다. 이걸 외교 홀대로 봐 우리만 대접을 해 달라고 하기보단 영국 왕실의 절차를 따르는 게 조문객으로서의 도리”라고 짚었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 등 일부 정상은 전용차량을 이용한 데 대해선 “상당한 테러 위협에 직면했다고 영국 측에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 같은 홀대 논란에 관해 “위로와 애도가 주를 이뤄야 하는 전 세계적인 슬픈 날에 확인되지 않은 말들로 국내 정치에 이용되는 건 유감이다. 우방국에도 이 같은 논란은 예의가 아니다”며 “마치 우리가 홀대를 받은 것처럼 폄하하려는 시도를 루머와 그럴듯한 거짓으로 덮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