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노란봉투법'을 전격 발의했다. 법안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거 참여했다. 여당 반대 속에 경제단체들도 국회에 우려를 전하면서 여야 간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노조법 2조(노동자와 사용자의 정의)와 3조(손해배상 청구 제한) 개정이 핵심으로 △근로자, 사용자, 노동쟁의의 규정 범위 확대 △손해배상 청구 제한 확대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에는 정의당 소속 의원 6명은 물론 민주당 46명, 기본소득당 1명, 무소속 3명 등 총 56명의 의원들이 공동발의에 이름을 올렸다. 범야권이 뭉쳐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 맞서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많은 의원들이 내용과 취지에 공감한 결과"라며 "상임위에 이어 본희의 통과까지 초석을 놓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당이 반발하고 있어 격돌이 예상된다. 정의당은 이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노란봉투법을 22대 입법과제 중 6순위에 배치할 만큼 정기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사측에게는 손해배상 청구가 불법파업의 제동을 거는 유일한 수단이기에 ‘재산권’ 역시 침해될 수 있다(박정하 수석대변인)"고 맞선다.
경영계 반발도 더해졌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해철 환경노동위원장을 만나 노란봉투법 입법을 중단해야 한다는 경영계의 의견서를 전했다.
손 회장은 "노란봉투법은 불법 쟁의행위까지 면책하는 것으로 헌법상 기본권인 사용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불법행위자가 피해를 배상하는 것이 법의 기본 원칙인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불법행위자만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해 경제의 근간을 훼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아무런 제재가 없다면 노사 쟁의 때 과격한 행동들이 나올 수 있다. 법을 물려주기(철회하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해철 환노위원장은 경영계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국민들에게 필요한 입법을 하려 하고, 노란봉투법도 그중에 하나"라며 "손해배상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많은 고통을 받는 측면이 있어 대책위(노동계) 분들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5일 이은주 위원장은 노동계와 함께 기자회견을 연다. 손배 가압류 현안 사업장인 쌍용차 김득중 지부장, 대우조선 김형수 지회장,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 이상규 지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